금속勞使 산별교섭 전격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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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업종의 노사 대표들이 22일 산업별 교섭을 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산별 교섭이 도입되는 것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다른 업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속 업종 노사 대표들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제7차 금속노사 실무위원회를 열고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이 공동으로 노사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올해 ▶주 40시간 근무▶비정규직 보호▶어깨.팔.허리 부문의 산재 예방▶노조활동 보장 등을 놓고 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별 교섭이란 해당 업종의 노사 대표가 교섭권.교섭체결권을 각 사업장에서 위임받아 공통 관심사에 대해 협상하는 것이다. 각 단위사업장은 여기에서 합의된 내용을 똑같이 적용하게 된다. 다만 임금.복지 협상은 개별 사업장이 독자적으로 한다.

만약 산별 교섭이 결렬될 경우 해당 기업들이 한꺼번에 파업에 돌입해 분규가 커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산별 교섭에 참여하기로 한 사업장은 금속노조 지부가 있는 전국 1백44개 기업 중 통일중공업.계양전기 등 95곳이다.

만도공조와 두산중공업 등 나머지 사업장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개별적으로 교섭을 벌이게 된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전국 4천여개 사업장에 나눠 준 '2003년 단협 체결지침'을 통해 노조의 산별 교섭 요구를 수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산별 교섭 도입을 둘러싸고 재계와 노동계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기찬.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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