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만 누르면 시장정보서 증권시세까지 척척|「데이터 통신」시대 멀지 않다.|컴퓨터를 이용 데이터 뱅크-직장-가정을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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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991년쯤의 데이터통신시대를 생각해보자.
단추만 누르면 데이터뱅크(정보은행) 에서 원하는 정보가 TV화면이나 프린트로 척척 찍혀 나온다. 작게는 날씨나 교통정보에서, 뉴욕의 증권시세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할게 「데이터통신망」의 완비다.
이를 위해 체신부는 데이터통신 전담기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구소 등등 오래 전부터 실험을 계속해왔다.
데이터통신이란 각 지역의 컴퓨터를 연결시켜 각종 정보를 자유롭게 오가게 하며 컴퓨터의 능력도 공용으로 슬 수 있는 일종의 컴퓨터 네트워크다.
국내에 데이터통신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70년 5윌.
과학기술연구소의 컴퓨터와 경제기획원의 터미널이 체신부 전용회선을 이용하여 연결된 것이다.
두 번째가 외환은행으로 72년 9월 시내구간에 데이터통신을 개시했고 이어 9월에 부산과 마이크로웨이브를 통해 데이터통신을 개시했다.
이후 연구기관·금융기관이 앞다투어 자체 데이터통신망을 구축했다. 그러나 온라인 예금업무처리가 중심으로 본격적인 데이터통신은 못되었다.
외국에선 이미 공공의 데이터통신망이 구축돼 정보서비스의 단계까지 이르러 통신의 혁신을 눈앞에 두고있다.
데이터통신이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뱅크 (정보은행)·컴퓨터·선로가 구색은 갖추어야 한다.
선로는 컴퓨터와 컴퓨터, 데이터뱅크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것으로 일층의 전화선과 같다.
선로로는▲전화선▲전신전용선▲데이터통신 전용선 등을 슬 수 있다.
현 단계에서는 별도의 설비가 필요 없는 전화선이 당분간 쓰이게 된다. 전화선을 이용할 경우는 컴퓨터 자체의 신호인 디지털신호 (불연속 신호)를 음성신호와 같은 연속신호인 아날로그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실제로 서울의 과학기술원과 부산의 K기관을 연결하는 선로를 보자.
그 연결은ⓛ 과학기술원→②청량리전화국→③신설동 시외 전화국→④마이크로웨이브→⑤부산K기관 소속 전화국→⑥K기관의 순이다.
ⓛ과 ②사 이를 좀더 자세히 보면 ①에는 메인 컴퓨터와 CCU라는 미니컴퓨터가 있다.
①에서 ③사이, ⑥에서 ⑥사이는 보통의 전화선으로 체신부에서 대여해 데이터통신 전용선으로 쓰고있다.
국내의 데이터통신은 단계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1단계가 공중전화선을 이동 통신용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완벽한 전화망과 안전한 유·무선의 전화선이 가설되어야한다. 적어도 86년까지는 이 작업이 계속될 것이다.
2단계가 네트워크의 형성이다. 이 네트워크는 1차적으로 대학·연구소·정부기관이 가입돼 운영된다.
이 네트워크에는 전화교환 망처럼 데이터 통신 교환 망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전담 관리할 기구도 필요하게된다.
국내에서는 86년에 시범 데이터통신망이 착수될 전망이다.
3단계는 데이터뿐 아니라 음성 및 전신이 같이 전달되는 통합데이터통신망의 운영이다. 일본은 이미 이 체제를 채택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제3단계 데이터통신망이 우리사회에 설치되면 가정·학교·회사 및 정부기관은 정보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가정의 의식주는 데이터뱅크에서 들어오는 시장·유행·여가·취미 등에 대한 각종정보도 혁신이 일어나게 된다.
주부는 시장정보를 보고 장보기와 메뉴를 작성하고 하루활동을 계획한다.
직장인의 경우는 매일 출근할 필요 없이 직장과 연결된 소규모 데이터통신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거나 지시를 받을 수도 있다.
데이터통신은 학교교육에도 대단한 변화를 가져온다. 데이터뱅크에는 대량의 학습정보가 들어있어 수시로 필요한 자료를 받아본다. 교육프로그램을 단추를 눌러 불러내면 다양한 학습내용이 TV에 나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지금의 가정교사·과외교사는 전혀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행정도 예외일수 없다. 서울에서 부산의 주민등록증을 간단히 떼어볼수 있으며 세금 및 고지서도 은행을 통해 자동처리 된다.
미국 및 영국에서는 이미 각 음식점의 메뉴 표나 백과사건이 데이터뱅크에 들어있어 가입자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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