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는 역시 중앙무대에 강했다|쫓고 쫓기는 한판…봉황기 결승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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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청룡기결승전 재판 실책으로 승부결판>
○…경북고-선린상의 결승전은 쫓고 쫓기는 자의 처절한 한판승부였다.
결국 두달전 청룡기대회 결승의 재판(재판)처럼 실책으로 승부가 갈라지고 말았지만 1회말3점을 잃은 경북고가 숨가쁘게 선린상을 뒤쫓는 끈기는 중앙무대에 강한 명문의 저력을 잘 말해주는 것이었다.
청룡기결승에서 6-5로 패한 설욕전을 펴려는 선린상의 불같은 집념은 청룡기결승에서와 똑같이 5개의 결정적 실책으로 자멸했고 설상가상으로 투타의 핵인 박노준과 김건우마저 부상해 전력이 삽시에 와해, 또다시 역전패의 분루를 삼켰다.

<슬라이딩하다 중상 박노준, 발옥 뼈 금가>
박노준은 1회말 슬라이딩으로 홈인하다 발이 꾀면서 원쪽발목뼈에 금이가 한국병원(안국동)으로 후송되어 전치4주의 진단을 받고 209호실에 입원중이다. 박노준의 퇴장은 선린상 철벽마운드의 와해와 타력의 구멍을 노출하는 것으로 바로 선린상의 불행이기도 했다.
여기에 선발 김건우 마저 초반 강속구를 구사하다 4회이후 볼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마침내 6회 어깨의 통증을 호소, 이바오로(3년)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는데 이바오로는 6회말 2루타에다 18명의 타자를 맞아 4안타를 허용하면서도 자책점없이 분전했지만 내야수들이 그의 투타에 걸친 노력을 외면한 셈이됐다.

<시작 전 글로브 이상 일부팬들, 흉조 점쳐>
○…경기 시작직전 선린상1루수 조영일은 미트에 이상이 생겨 경기시작이 다소 지연, 미신을 믿는 일부팬들은 흉조를 예견하기도 했다. 조영일은 1회초 실책을 범했고 8회초 무사1루에서 경북고4번 최무영의 평범한 라이너성을 잡았다 놓쳐 기록되지 않은 큰 실책을 범해 이것이 대역전패의 결정적 불씨가 됐다.

<79년에 네번 준우승 인천고 경우와 비숫>
○…경북고는 거목이 쓰러진 선린상의 허점을 샅샅이 찾아내 적공으로 대세를 휘어잡았고 선린상 조홍기포수의 어깨가 약한 것도 최대한 이용, 모두6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허술한 선린상 내야진의 수비를 극도로 교란시켰다.
○…이로써 한수 위의 전력을 갖고있는 선린상은 만년 준우승팀이라는 오명(오명)을 씻지못하고 또다시 「무관의 강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선린상은 지난6월21일 청룡기결승에서 연장11회전 끝에 경북고에 6-5로 패하고 부산화랑기결승(8월5일)에서는 연장12회전 끝에 신일고에 3-2로 패퇴한데이어 3번째 준 우승팀이 되고만 것이다.
이같은 선린상의 불운은 79년 최계열의 인천고가 황금사자기·봉황기·대구대붕기·전국체전에서 모두4차례나 준우승에 머무른 불운에 비유되고있다.
구원에나선 문병권 청룡결승서도 불꺼
○…경북고1년생 투수 문병권과 포수인 2년생 김윤형은 선린상 킬러로 등장한 셈. 청룡기결승에서도 선린상 박노준·김건우 투수와 조홍기 포수에 맞서 배터리를 이루어 우승의 주역이 됐다. 이날도 문병권은 선발 성준에 이어 7회 구원으로 나왔고 김윤영은 2회 신성철에 이어 마스크를 썼다.
문병권은 이날 10명의 타자를 맞아 1안타만을 허용하고 삼진2개를 빼앗으면서 무실점·무자책점을 기록, 최우수선수상과 수훈상의 행운을 안았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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