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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가 아닌 이야기꾼"-세계적 선풍 일으킨 미 작가 제임스·클라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책이 팔리는 것이나 방대한 저작량이 기준이 되지 않는 한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중문학의 정상은 이미 차지했다. 』 미국의 시사잡지 뉴스위크 최근호는 『대벌』 『장군』 『노볼하우스』등 동양을 무대로 한 일련의 소설을 써서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킨 미국 작가 제임즈·클라벨을 『베스트셀러작가 중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표지에 내걸고 그의 작품과 인품을 소개하는 특집을 실었다.
클라벨은 원래 영국인이었으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처음 영화제작에 관심이 있어 할리우드에 진출, 『지옥에의 다섯 문』 등을 쓰고 감독해 조그마한 성공을 거두었다.
클라벨은 60년 영화대본작가들이 파업을 일으켰을 때 『왕쥐』라는 소설을 발표해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세계2차 대전때 영국군 포병소위로 자바에서 싸우다 일본군 프로가 되어 싱가포르의 악명 높은 포로수용소 창이에서 구사일생한 그 자신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성공으로 다소의 여유를 얻은 클라벨은 63년 홍콩으로 건너가 그의 출세각인 『대벌』을 준비했다.
1840년대 아편전쟁의 와중에서 밀수 등으로 한몫잡은 패와 지금까지도 큰 세력으로 남아있는 대상인들의 가계를 다룬 이 작품은 그에게 명성과 부를 선사했다.
그 후 『대탈주』 (스티브·매퀸 주연) 등 영화에도 손을 대다가 17세기 영국인으로 일본에 갔다가 사무라이가 된 월리·애덤즈의 이야기를 듣고 이것이냐말로 소설로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월리·애덤즈의 이야기는 이미 5명의 작가에 의해 쓰여졌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것. 클라벨은 런던도서관과 대영박물관을 찾아 자료를 모으고 작품을 썼다.
『장군』(쇼오군)이란 제목의 이 소설은 클라벨을 백만장자로 만들었다. TV드라머도 공전의 히트. 책은 7백만권 이상 팔리고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32주 동안 톱을 차지했다.
NBC에서 방송된 TV드라머는 미국인구의 절반인 1억2천만명이 시청했고 일본에서도 전 인구의 30%이상이 시청했다.
그는 다시 무대를 홍콩으로 옮겨 『대벌』의 후 편격인 『노볼하우스』를 내놓았다.
클라벨은 이 소설에 이어 동양물 소재로 한 제5작 『일본』과 제6작 『중국』울 내놓을 예정이다. 클라벨의 아버지는 수병으로 양자강을 오르내리며 종군했는데 클라벨은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그이야기를 듣고 동양물 동경해왔다.
클라벨의 문학에 대해 평자들은 단순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타조처럼 뛰기는 하나 날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캘리프니아대 일본사 교수 헨리·스미드씨는 『장군』이 『2차대 전후 학자· 신문인· 소설가들이 써놓은 어떠한 글보다 일본에 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제공했다』고 격찬했다.
클라벨 자신은 『나는 소설가가 아니다. 나는 이야기꾼이며 독자에게 기쁨을 주는 것 외에 관심이 없다』고 자신만만해한다.
그는 『나는 어디선가 내가 실존주의자라고 써놓은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비평가들은 내 책이 현실 도피적이라고 말해도 나는 그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관심이 가는 것은 『오직 내 소설이 재미있느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제의 작가 클라벨은 이재에도 밝아 작가들을 휘어잡기 마련인 출판사들을 오히려 손아귀에 넣고 수백만 달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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