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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영양|유아의 여름식(2)|김세열(한강 성심병원 영양화학 연구실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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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요즘 병원에는 설사를 하는 유아들이 많이 찾아온다.
이들 소화기 질환의 원인을 살펴보면 대개 두 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소화기의 질환이나 기타 질환에 의한 고열에서 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음식물을 잘 못 먹는데서 생기는 것들이다.
우리네 부모들은 흔히 「많은 것은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생후 1∼2년밖에 안된 유아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려는 경향이 있다.
무더운 여름이 지속되면 어린이는 더위에 지쳐 운동량이 줄어들고 위장기능도 약해져 식욕을 잃게된다. 이럴 때 소화 흡수 능력보다 지나친 과식 지방과 단백질의 공급은 유아의 장내 이상을 가져오기 쉽다.
또 어린이는 70∼80%의 수분을 함유하고 잇어 여름철 수분 대사가 활발한데 이때도 찬 발효유나 찬 음료수를 주게 되면 위액 분비를 감소시켜 소화에 이상을 가져오게 된다.
유아의 여름식사는 야채에서 당근·배추·시금치 등이 좋으며 일부 야채는 조금씩 날 것을 먹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유기가 기난 유아들은 유지의 섭취량이 적어지므로 참기름·버터·마가린·식물유 등으로 지방을 보충하는 것이 보통이다.
칼슘의 공급은 우유와 생선이 적합한데 생선은 뼈째 먹을 수 있는 작은 멸치 등이 권장될 수 있다.
식품을 조리할 때는 어머니의 입맛을 기준으로 하지 말고 가능한 한 싱겁게 하며, 마늘·고추 등 향신료를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람의 입맛은 2∼3세에 습관이 형성되므로 유아기에 짠 음식에 길들여지면 어른이 되어 고혈압·임신 중독증·위장 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여름철의 수분 공급은 잘 익은 과일로 즙을 내서 중간중간 공급하는 것이 좋은데 과일즙은 만들어 놓은 뒤 시간이 지날수록 비타민 C가 파괴되므로 먹일만큼만 만들어 그때그때 먹여야 한다.
유아가 소화기능 이상으로 실사와 구토 등 탈수가 정도 이상일 때는 소금을 약간 첨가한 보리차로 물을 공급해 주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도 보리차가 너무 차지 않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유아기에는 골격과 치아의 형성이 완성하여 많은 무기질이 필요한데 특히 철분과 칼슘의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아기 영양부족의 40%정도는 철 결핍에서 오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모체에서 받은 철분은 출생 후 3개월이 지나면 거의 소모되고 그 후부터는 외부로부터 받아들여야만 된다. 이 때문에 영아기 때 모유를 먹는 아이들도 철분의 보충을 필요로 하는데 성장과 대사가 빠른 유아기에는 더욱 많은 철분이 요구된다.
철분이 많은 음식물로는 계란·쇠고기·간·미역 등의 해조류·콩으로 만든 식품·야채 등이며 식물성 식품의 철 흡수율은 5%정도인데 비해 동물성 식품의 흡수율은 15%에 이르러 철분에 관한 한 동물성 식품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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