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풀장의 지나친 소독제도 눈병 요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눈병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무더위가 심해지자 대도시 풀장에 수영객이 몰리면서 아폴로 눈병과 유행성 결막염 등이 집단적으로 발병하고 있다. 전염성이 강한 이 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영장의 물을 자주 갈고 유행기에는 비위생적인 수영장 출입을 삼가는 방법밖에 없다. 유행성 눈병의 예방과 치료방법·예방대책 등을 한양대병원 안과 최준규 박사에게 알아본다.

<특징·증세>
전에는 풀장에 많이 가는 여름철에만 아폴로눈병이나 유행성 결막염·각막염이 폭발적으로 유행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름은 물론, 계절에 관계없이 l년 내내 유행하고 있다는게 안과전문의들의 말이다. 도 후진국에 많이 유행하는, 다른 질병과는 달리 미국·일본 등에도 많이 유행한다. 이는 실내풀장 등에서 4계절을 통해 수영을 할 수 있는데다 레저 붐으로 사람의 이동이 심해졌기 때문.
아폴로눈병은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기는 유행성 출혈성 결막염이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인체의 선상에 잘 감염되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흰자위의 얇은 막인 결막에 감염된다.
아폴로눈병에 걸리면 눈이 충혈되고 결막에 출혈을 일으키며 눈물이 나고 안검(눈꺼풀) 결막에 좁쌀 같은 것이 돋고 맑은 눈곱이 낀다.
보통 유행성 결막염보다 증세가 심하다.
전염이 잘되며 잠복기간이 8∼24시간밖에 안돼 아쉽게 풀장에 갔다가 저녁때 증세가 나타나는 수가 있으며 곧 가족에게로 옮긴다.
유행성 결막염은 아폴로눈병과는 약간 다른 형의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잠복기는 l주일이고 결막의 출혈증세가 없다는 것 외에 다른 증세는 아폴로눈병과 비슷하다.
아폴로눈병은 아폴로우주선이 달에 착륙했던 69년에 아시아·아프리카·중간지역에 대유행했다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10년이 눈병에도 유행주기라는 설이 있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적이 없다. 통계적으로 보아 최근에는 거의 2∼3년마다 유행하고 있다.
또 한가지 눈병의 주된 원인은 화학성 결막염. 풀장에 소독약을 지나치게 많이 있을 때 약품의 자극으로 발생한다. 증세는 눈이 빨갛게 충혈 되고 따끔따끔 하거나 찌르는 것 같은 아픔을 느끼며 눈곱이 끼는데 전염성은 없다.
수영장 풀의 세균전파를 억제하면서 눈에 대한 자극을 적게 하려면 잔류염소량이 0.4∼0.6PPM을 유지하도록 해야한다. 이같은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론상 물 lt당 클로르칼크(차아염소산칼슘)나 문아염소산소다를 0.4∼0.6g정도 섞어야한다(물 속에 있는 유기물질에 따라 분량을 적당히 조절).
그러나 일부 풀장에서는 소독약을 많이 넣어야만 좋은 것으로 알아, 물은 갈지 않고 무조건 소독약만 많이 넣는 경향이 있어 화학성 결막염이 많이 발생한다. 소독약 자체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힘이 없고 다만 세균전파를 막고 소독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므로 적정량만 넣어야 한다. 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풀장의 물을 자주 갈아주는 일(이론상 l일에 5회 이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풀에 들어갔을 때 소독약 냄새가 심하게 날 정도면 약을 지나치게 친 것이므로 주의하는게 좋다.
또 햇빛이 강한 해변가에 오래 있으면 각막염에 걸리기 쉽다. 강한 자외선 때문에 각막표면의 상피가 헐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시고 아프다. 증세는 2∼3일간 계속되다 완화된다.

<치료방법>
아폴로눈병이나 유행성 결막염에 걸리면 붕산수와 항생제 안약을 눈에 넣는 등 증세를 완화시켜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합병증을 막는 치료를 하게된다. 치료를 잘 안하면 2차 세균감염이나 각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초기에 치료를 잘해야 한다.
안대는 하지 않는게 좋고 눈물이나 눈곱이 흐르는 것은 깨끗한 거즈로 닦아내는 정도로 한다. 눈을 물로 함부로 씻거나 만지지 말고 소금물로 씻는 것도 삼가는게 좋다. 소금물은 가려움을 덜어주기는 하나 눈에 자극을 주기 쉽다. 이들 눈병은 2∼3주 치료하면 대개 낫는다.
약국에서 파는 안약은 대부분 혈관수축제로 일시적으로 충혈된 눈을 맑게 해주는 작용을 하나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안약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필요한 혈액의 공급을 방해하는 수가 있으므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도록 한다.
화학성 결막염에 걸리면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붕산수 등 소독액으로 눈을 씻어주고 부신피질호르몬제 안약을 넣어주기도 한다. 자외선에 의한 각막염 치료에는 국소마취제나 부신피질호르몬제 안약을 사용하는데 대개는 2∼3일 안에 증세가 가라앉는다.

<예방법>
『눈병 앓는 사람을 쳐다보면 눈병이 옮는다』는 속설이 있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 말이나 눈병의 전염력이 그만큼 강한 것을 나타낸다. 아폴로눈병과 유행성 결막염도 이처럼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족 중 l명이 감염되면 다른 가족에게 순식간에 전염된다. 환자가 쓰던 타월 등을 다른 가족이 씀으로써 전염된다. 따라서 환자가 쓰던 수건 등은 삶고 대야도 따로 쓰고 환자는 비누로 손을 자주 씻도록 한다.
또 환자는 풀과 목욕탕에 가는 것을 삼가야 한다. 풀에서 나와서는 즉시 샤워로 눈과 몸을 씻어야하나 시중 풀의 샤워시설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집에 와서 다시 한번 깨끗이 씻도록 한다. 풀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안약을 넣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변가에 오래 있을 때는 제대로 제작된 선글라스를 끼고 눈을 보호하는게 좋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눈의 동체에 색소가 많아 광선의 차단효과가 크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해변가에 1시간 이상 있을 때는 선글라스를 사용해야 눈을 보호할 수 있다. <김광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