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군 구두쇠 작전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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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초 군사대국 소련이 연평균 실질4∼5%씩 늘어나는 방대한 군사비 부담에 눌려 끝내 전군이 구두쇠작전에 나서고 있다는 서방소식통의 분석이다.
미 국방성 보고에 따르면 소련의 80년도 군사비는 2천억 달러를 넘는다. 미국의 국방비보다 50%나 많은 것이며 국민총생산(GNP)의 11∼14%(미국은 5∼6%)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
소련은 군비증강을 계속 추진해야할 입장이지만「국민생활 향상」도 이에 못지 않은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이를테면 대포와 빵,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 것이 오늘의 소련이다.
한정된 돈으로 대포와 빵을 함께 공급하자니 무리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지금까지는 빵 문제에 주름살이 갔지만 최근엔 대포생산에 주름이 생기고있다는 얘기다.
민간인 국방장관「우스티노프」의 대 호령에 따라 전군이 추진하고 있는 소련군의 구두쇠작전은 다음과 같다.
▲연료절약=푸르칼파트 군관구의 한 자동차 중대는 할당된 연료의 7%를 절약하고도 차의 수리 없이 10만㎞나 달렸다.
▲빵 절약=토르케스탄 군관구의 한 부대에서는 10개월간 20t의 빵을 절약(군인 수를 2천명, 하루 l인당 배급량을 5백g으로 보면 l인당 하루33.59g 6.7% 절약한 셈) .
▲무기 파손 판상=한 대공 미사일부대는 연습 모는 훈련 중에 무기를 파손할 경우 그 훈련 지휘자가 이를 판상토록 하고있고 할당된 연료사용량을 초과 사용했을 때는 자동차 운전사가 그 초과분을 부담토록 하고있다.
또 한 하급장교의 부인은『탁아소가 폐쇄되어 아기를 맡길 수 없어 일하러 나갈 수 없다』고 소 국방성 기관지 적성에 호소하고 있는가하면 l백15명의 병사들이 연명으로『보일러가 파손 된지 4년이 지나도록 수리를 해주지 않아 방안이 너무 춥다』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
전군에 대한 구두쇠작전으로 각 군의 대규모 연습도 줄어들고 있다. 소련군이 공개한 대규모 군사연습은 78년의 연3회에서 79년엔 2회, 80년엔 l회로 격감했다.
훈련방법의 발달 등으로 실탄을 이용한 실제연습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그러나 이같은 군사연습 격감은 연료·탄약 및 예산절감 등에 따른 부득이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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