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타잔영화 외설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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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미국에선 2편의 신작영화가 외설시비에 말려들어 팬들 사이에 심심찮은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제가 된 영화는 타잔 영화와 007영화. 모두흥행에 대단한 성공을 거들 영화들로 예상되고 있는 것들이라 이 시비가 어떤 결말을 볼지 팬들의 관심은 더욱 높다.
근착 타임지는 이 두 영화의 사정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우선 타잔 영화는 그 내용이 너무 섹시하다고 말썽이 되었는데, 이 문제가 결국 법정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이번에 제작된 타잔 영화는 MGM사가 제작한 『유인원 타잔』(Tarzan's the Ape Man). 1932년 처음 제작된 뒤 1959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리바이벌 된 영화다.
이 영화가 섹시하다고 제동을 건 쪽은 에드거라이스 버로즈두. 이 회사는 타잔의 원작소설을 쓴 작가 「아더·버로즈」씨가 세운 회사다(「버로즈」씨 는 1950년에 사망). 버로즈사는 『이 영화가 너무 섹시해 타잔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뉴욕연방법원에 고소를 제기했고, 연방법원의 「헨리·워커」 판사는 이 제소가 이유 있다고 영화 중 노골적인 부분 4군데를 삭제토록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MGM쪽은 판결에 동의, 4장면(약4분)에 대해 커트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 되지 않고, 버로즈사는 아예 이 영화의 상영을 중단해줄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렇게되자 MGM에서도 부당하다고 맞서 결국 법원은 다시 이 문제를 따지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버로즈회사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데엔 이유가 있다. 즉 타잔 영화는 MGM사가 1931년 원작자 「버로즈」씨로부터 2만 달러(약1천4백만원)에 영화판권을 샀는데, 이때의 계약조건엔 『영화를 재 제작할 때는 반드시 타잔 첫 영화의 정신을 고수해야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결국 이번 영화가 이 항목에 어긋난다고 버로즈회사가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MGM측은『이제 관사가 검열에까지 개입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강경히 맞서고 있어 쉽게 결판이 날 것 같지는 않다.
『유원인 타잔』은 「존·데릭」이 제작한 것으로 타잔역엔 「마일즈·오키프」 그 상대역엔 「존·데릭」의 부인이며 가수인 「보·데릭」이 주연하고 있다.
「보·데릭」은 잘 알려진대로 『10』이란 영화에서도 섹시한 장면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육체파배우다.
이번 타잔 영화는 사람끼리의 섹시한 분위기는 물론, 함께 출연하는 오랑우탄이 「보·데릭」의 옷을 홀랑 벗기는 등 섹시한 장면을 여러 곳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소동에도 아랑곳없이 이 영화는 24일 미 전국에서 동시개봉 될 예정이다.
다른 1편의 영화는 007시리즈로 신작 『눈에는 눈』(Four Your Eyes Only). 이 영화는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선전포스터가 너무 섹시하다고 말썽이 된 것.
「로저·무어」가 주연한 『눈에는 눈』 선전포스터는 「로저·무어」가 총을 겨누고 있는 앞에 거의 나체에 가까운 여인이 기관단총을 들고 다리를 벌린채 버티고 서있는 것(「로저·무어」는 다리사이에 끼여있다). 그런데 이 사진이 몹시 외설스런 분위기를 띠고 있는 것.
그래서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는 이 영화광고를 여인의 허리에서부터 허벅지까지를 잘라내고 .실었으며, 피츠버그프레스는 다리에다가 교묘히 옷을 입혀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이 다리의 주인공은 뉴욕에서 모델활동을 하고있는 「조이스·바틀」양(22).
「바틀」양은 『내 다리가 어때서…. 공연히 시샘이 나서 그러는 모양』이라며 「다리논쟁」에 대해 투덜거렸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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