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44%가 농약중독 경험|서울대 이택구 교수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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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마산】우리나라 농민들 가운데 44%가 농약에 중독된 경험이 있으며 이들중 42.5%는 농약중독을 예방해 주는 방독마스크 등을 전혀 사용치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17일 서울대보건대학원 이택구 교수가 마산시내 고려병원에서 열린 제6회 한국농촌의학 세미나에서 발표한 『농약안전사고 및 중독경험에 관한 연구』논문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0월말까지 2개월간 경기도 평택군 평택읍 합정리 등 경기지역 3개군과 충북 강원 전북 전남 등 9개 지역 농민 4백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각종 농약에 중독돼 현기증 구토 시각장애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였다고 대답한 농민은 2백11명으로 전체의 44.1%를 차지했으며 이중 1회 경험자가 46.3%(97명)로 가장 많고 2회 28.4%(60명), 3회 11.2%(23명), 4회 3.7%(8명), 5회 3%(7명), 6회 이상이 7.4%(16명)였다.
또 이들 중 31.8%가 중독을 예방하는 방독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농약을 사용했을 뿐 18%는 가끔 사용, 7.7%는 거의 사용치 않았으며 42.5%는 한번도 사용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약안전사용에 관한 교육은 51.3%가 한차례 이상 받았지만 48.7%는 전혀 받은 사실이 없었으며 전문적인 교육이수자는 14명밖에 안됐다.
이 교수는 지난 74년 우리나라 전체 연간 농약사용량은 6만2천6백2t이었으나 79년은 3.2배가 늘어난 20만1백t에 달하는 등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중독방지를 위한 사전계몽과 방독장비 보급 등은 너무나 미흡하다고 지적, 농약제조회사에서 농약을 보급하면서 이에 필요한 방독장비 등도 만들어 전국 농가에 염가로 보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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