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의 새 여성상은 「마차·우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미국에서는 80년대의 새로운 여성상을 일컫는 「마차」(macha)라는 말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대담하고 용기 있고 모험적이고 자신의 일을 능력 있게 처리하는 여성, 그것이 마차다. 이 말은 전직 뉴욕타임즈 기자였던 「그레이스·리히텐슈타인」이 쓴 책 『마치스마 (Machisma·여성과 모험)』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마치스마는 극단의 남성주의를 뜻하는 스페인어 「마치스모」 (machismo)에서 비롯한 여성 명사. 「마차」 또한 남성이란 의미 「마초 (macho)」의 여성 명사로 「리히텐슈타인」의 조어다.
처음에 여성들은 남자들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되던 일을 시작했다. 법률학교에 가는 것부터 남성들을 저녁 초대할 정도로 여성들은 용감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현재 이를 갈며 그 길을 간다. 독립적인 여성이 된다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히텐슈타인」은 80년대의 새로운 여성의 역할은 좀더 높은 자리를 위해 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얘기한다. 그는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알며 그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모험과 탐험을 즐긴다.
그는 절도가 있고 담박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으며 용감해야 한다.
마라톤 수영선수로 온테리오 호를 처음 헤엄쳐 건넜던 「다이애너·니어드」, 작가 「엘리커·종」, 여배우 「캐더린·헵번」이 이에 속한다고 「리히텐슈타인」은 예를 든다.
마치스마는 주어진 한계를 뛰어넘는 것, 신체적이나 감정적·성적인 모험을 즐길 줄 아는 여성을 일컫는다. 그리고 이런 일들을 멋지게 해내는 나름대로의 스타일도 중요하다.
「크리스·에버트·로이드」와 「빌리·진·킹」은 똑같이 성공한 테니스선수.
그러나 「빌리·진·킹」은 마차지만 로이드는 아니라는 것. 그의 스타일은 용기와 의식을 결여했기 때문이다.
「마차·우먼」도 때로는 실패하고 상처받고 당황한다. 다른 여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실패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용기와 힘을 가지고 있다. 「인디라·간디」 (인도수상) 「마를레네·디트리히」 (여배우)는 종류는 다르지만 자신의 역경을 넘어 발전시킨 마차들이다.
요즈음 여배우로는 「제인 폰더」가 두드러진 「마차·우먼」으로 꼽힌다. 『네트워크』 『에비타·페론의 생애』의 「페이·더너웨이」도 그보다는 못하지만 마차. 예일대에 가기 위해 할리우드를 떠나는 용감한 선택을 했던 「조디·포스터」는 「레이건」 대통령 저격사건으로 더욱 유명해진 병아리 마차.
성들은 마차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제인·폰더」는 「릴리언·헬먼」이 쓴 『줄리아』 와 『귀향』 에 출연하면서 가치관에 투철한 마차가 되었다.
「마차·우먼」은 경쟁적인 여자지만, 다른 여성이 남성보다는 여성을 향한 경쟁을 벌이는데 비해 그들은 남성을 상대로 한다. 여성끼리는 서로 돌봐준다. 섹스에 있어서도 그들은 남성 독단이 아니라 협동을 중시한다.
이는 역할의 전도가 아니라 새로운 역할의 창조다. 다른 여자들은 그들이 완전해지기 위해 남자를 필요로 하지만, 마차는 그들 스스로가 완전히 된다. 그들은 동반자, 모험에의 동료로 남성을 원한다.
「리히텐슈타인」이 지적한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현재와 과거의 마차는 다음과 같다. 「골다·메이어」 (전 이스라엘 수상), 「마거리트·대처」 (현 영국 수상), 「마더·그레이엄」(현대 무용가), 「코코·샤넬」 (불 디자이너), 「마거리트·미드」 (인류학자), 「바버러·월터즈」 (TV 사회자), 「오노·요오꼬」 (일본 전위예술가), 「존·바에즈」 (팝송 가수), 「벨러·앱저그」 (여성 해방운동가) 등 40여명에 이른다. <미 글래머지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