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알리바바, 이르면 18일 미 증시 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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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다음주 초에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해, 18~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뒤 거래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NYSE에서는 ‘BABA’라는 종목코드(티커)로 거래된다.

 알리바바의 IPO는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IPO 규모는 200억 달러(20조3200억원). 이는 2008년 비자(VISA)가 IPO로 모은 자금 196억 달러(19조9200억원)와 2012년 페이스북의 160억 달러(16조2700억원)를 앞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장 후 알리바바의 기업 가치는 1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애초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198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하지만 타이밍은 절묘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가 활황이던 2007년 11월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130억 홍콩달러의 자금을 모으며 중국 인터넷 기업 IPO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2개월 만에 주가가 반 토막났고, 2012년 마윈(馬云·49) 회장이 IPO 당시 발행가인 주당 13.5 홍콩 달러에 주식을 사들인 뒤 상장폐지했다. 알리바바가 새로 둥지를 트는 뉴욕 증시도 최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S&P500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우고, 나스닥도 14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1999년 영어교사 출신인 마윈 회장이 중국 항저우에서 설립했다. 온라인 오픈마켓인 ‘타오바오(淘寶)’와 인터넷 쇼핑몰 ‘톈마오(天猫·티몰)’, 모바일 결제플랫폼인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유통업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바바의 매출은 85억8300만 달러(8조7300억원)를 기록했다. 타오바오와 티몰의 지난해 총거래액 합계(2480억 달러)는 미국의 이베이과 아마존을 합친 것보다 많다.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34.3%)다. 미국 야후가 알리바바 주식의 22.6%를 보유하고 있다. 마 회장의 지분은 8.8%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명단에 따르면 마 회장의 재산은 218억 달러(22조)로 중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인물이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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