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극 방일 9일|「고려 연방제」선전으로 일관|일정당 찾아다니며 동조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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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구노」는 말끝마다 "경애하는 김일성"
일조의원연맹의「구노」(구야충치)회장의 초청으로「비정치목적의 입국」이라는 단서를 달고 입국이 허용된 소위 북괴의원방문단 대표현준극(북괴대외문화연락협의 부위원장)은 방일9일동안 철저하게 정치활동과 정치선전극을 벌이고 19일일본을 떠났다.
11일 일본을 방문한 현준극일행은 일본에서도 최고급에 속하는 제국호텔에 머물면서 정치선전활동을 벌였다. 13일에는 조총련을 찾아가 그들의 활동을 격려했고 시민련대표도 만났다.
15일에는 공명당·공산당·신자유클럽·사회당을 두루 찾아다니며 정치선전을 계속했다. 중·삼의환의장에게도 면담신청을 냈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12일 동경 뉴오따니호텔 일조의원연맹초청 리셉션과 18일 현준극이 초대한 제국호텔의 리셉션에는각각 2백∼3백명의 북괴동조자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도 현준극은 북괴의 이른바 고려연방제의 선전에 열을 올리고 한국정부의 대북대화제의를 거부하는 발언을 했다.
또 현은 일조의원연맹과의 회담에서는 연2회 정치인 교류를 제의, 회담자체를 정치회담 성격으로 변모시켰다. 북괴측과 일조의원연맹이 합의한 상호무역대표부 설치문제도 정치적 접촉의 건조로 밖에 볼수없다.
현은 17일자 아사히(조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정부와 국가원수를 비방하는 온갖 소리를 늘어놓고 그들이 주장하는 고려연방제를 외쳐 정치선동을 벌였다.
그는『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가 된 것은 김일성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두뇌가 명석하고 역양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등 정치선전을 했다. 그는 또 한국정부의 1·12제의와 6·5제안을『한국의 현정권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등의 폭언으로 거부했다. 현의 폭언을 그대로 보도한 아사히신문의 보도태도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소리가 민단쪽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일조우호촉진의원연맹」회장인「구노」의원의 태도도 문제였다. 집권자민당소속인「구노」는『무역대표부를 서로 설치하자』『평화경유 일중공항로를 개선해야한다』고 제의했다. 지난12일 북괴방문과의 회의석상에서「구노」의원은『우리는 경애하는 김일성주석이 제시한 고려민주련방공화국 창립방안과 10대시정방침등 자주적평화통일에 대한 적극적 노력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끝마다 「경애하는 김일성」 운운했다.
북괴방문단의 입국에 대해 일본정부는 형식의 여하를 묻지 않고 일본정부 및 일본정부와 우호관계에 있는 국가의 정책에 관해 이를 비판하는 것과 같은 언동은 일체 하지 않는다는 확인서를 초청자인 일조우호촉진의원연맹을 통해 받아 놓았었다.
그러나 9일간의 온갖 어지러운 정치활동을 벌이고 다녀도 일정부는『정부와관계없는 일』 <「미야자와」(궁택희일)관방장관 16일발언>이라는 말로 이를 묵인해 왔다.
일본측의 환대에 느굿해진 이들은 지난 주말에는 일본의 유명한 관광휴양지 하꼬네(상근) 를 찾아가 2박3일 코스를 즐겼고 17일에는 나고야에 (명고옥) 의포토피아박람회를 구경하는등여유를 보이기도했다 (현준극만은 나고야에 가지않고 동경에 남아 일조무역회간부와 회담).
문제는 일본정부의 태도다. 무슨 생각으로 이들에게 입국비자를 내주고 정치선전활동을 눈감아 주고 있는지 저의가 궁금하다.@@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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