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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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란창법 제1장 제1조를 보면『호메이니사의 지비아래』라는구절이 있다. 일종의「신권국가」인 이란은 사실상 「호메이니」의 것이나 다름없다.
이란에 대통령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법제9장 제113조에 따르면『대통령은 지도자(호메이니)다음으로 최고행정관으로서의 국가의 최고 권위자』다. 전쟁의수행, 3군의 관계를 결정하는 귀임을 갖는다. 직선에 의한 4년임기.
그러나 군의 최고사령관은 대통령이 아닌「지비자」,곧「호메이니」다. 「지비자」는 군의 최고통수권자로 통합삼모장관의 임명, 혁명방위군사령관의 주면권을 갖고 있다. 대통령은 7명으로 구성되는 고등국방평의회의 일원일뿐이다. 또 3군의「관계」를「결정」하는 어정쩡한 권한만 주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면서 늙고 병든「호메이니」옹은「지도자」의 실임과 의무가운데 군통수권을 대통령에게 위임했었다. 「바니­사드르」대통령은 그 위임에 따라 그동안 줄곧 군복차림으로 일선을 전전했었다.
이란의 군대는 체질적으로 이란의 기둥을 이루고 있다. 중산층의 젊은이들이 여기에 발을 불이고 있기 때문이다고 그런 점에서 정치적으로 온건하고, 체질적으로 귀티가 흐르는 「사드르」대통령은 군과·호흡이 맞았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던 것같다. 혁명을 주도한 강경세력은 민선대통령으로, 국민으로부터 80%의지지를 받은「사드르」를 목의 가시저럼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 의회는 회교강경세력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때는「사드르」가 쿠데타를 음모하고 있다는 루머까지도 퍼졌었다.
집권당인 회교공화당당수이며 검찰총장인「아야틀라·베헤슈티」는「사드르」대통령을 혜법달반죄로 최고재판소에 기소한다는 위협까지 할정도가 되었다.
대통령은 수상도 장관도 소신있게 임명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의회가 호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도 결국 충성의 대상에서 대통령을 제외하고 말았다. 「호매이니」옹은 잠시 위임했던 군통수권을 회수해 버렸다.
「사드르」는 오늘의 이란정정을 두그 전제주의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호메이니」옹은 『국민모두가지지해도(대통령을) 나는반대한다」고 예의 도그머를 퍼부었다.
이란은 정말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진 것은 석유와「호메이니」옹뿐인 나라. 한쪽에선 전쟁, 또 한쪽에선 정쟁. 먼나라 일이지만,구경하는 사람의 마음도 답답하기만 하다.
때마침 이나라에 지석까지 겹쳤다. 「종교」도, 「강경」도 아직천운만은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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