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전신 부종(신증후군)(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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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장의 이상을 얘기할 때 신증후군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신증후군은 특정된 한가지 병명이 아니라 어떤 원인으로든 소변을 통해 심하게 단백을 잃어 전신이 붓는 (전신부종)상태 전부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 몸 속에서 혈액 (혹은 혈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혈장 속에 포함된 단백이 적절한 농도(삼투압)을 유지시켜 혈관 속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든 이상이 생겨 신장의 모세혈관 덩어리인 신사구체에서 혈액을 거르는 사이, 단백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 혈장의 농도가 떨어지면서 혈장의 수분이 혈관 밖으로 스며나간다.
이렇게 스며나간 수분 때문에 부종이 생기고 혈장량이 감소되면 심한 갈증을 느껴, 더 많은 물을 찾게된다. 수분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는 혈장량이 늘지만 이 물마저도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부종은 더 심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얼굴이나 하지(하지)부종 뿐 아니라 복강에도 물이 괴어 복수가 되고 늑막염과 같이 늑막강에도 물이 괴어 호흡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원래 혈장단백은 간에서 계속 만들어 내지만 만드는 것보다 잃는 양이 많을 때는 신증후군이 나타난다.
신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거의 모든 신장염이 신증후군의 원인질환이 되며, 벌에 쐬거나 뱀에 물린 다음에 발생할 수도 있고, 열대지방에서는 말라리아 감염이 주요원인이 된다. 또 중금속 중독증과 매독감염·간염항원감염·당뇨병을 비롯한 전신성 질환이 있을 때도 신증후군이 병발할 수 있다.
따라서 신증후군의 치료는 먼저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 우선 급한 전신부종의 치료를 위해서는 염분의 섭취를 제한하면서 이뇨제를 적절히 사용하지만, 무분별하게 강력한 이뇨제를 대량 사용하면 혈장량이 더욱 줄어들어 신기능이 감퇴되는 부각용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의 처방과 적당한 혈청단백의 보충 등이 고려되어야한다.
염분제한도 잘못 알려져 어떤 사람은 흰쌀 죽이나 맨밥만 먹어 가뜩이나 모자라는 단백의 부족을 가중시키고 그 때문에 영양실조를 초래, 체내 지방·근육 등의 소실을 가져오는 수가 있다.
염분제한도 음식을 섭취할 정도는 되어야하며 쇠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은 비록 염분함량은 많아도 오히려 많이 섭취해야 부족된 혈청단백을 합성키 위한 간장의 활동이 활발해 진다.
신장염 하면 고기 근방에도 가지 말라는 옛말은 타당치 않으며 단백섭취를 제한해야되는 경우는 신기능이 극도로 나빠져서 요독증이 있을 때에 한한다.
기동을 금하는 안정도 부종이 너무 심해서 거동이 불편한 정도면 필요하지만 증세가 있다고 무조건 휴학이나 휴식을 하면서까지 장기간 안정가료를 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하다.
일단 부종의 증세가 없어졌더라도 신증후군을 유발했던 원인질환을 찾아내어 근본적인 치료를 받아야함은 물론이다.
정석호 <내과·연세대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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