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6년 단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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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계현·장호익-.이들은 너무나 정다운 단짝이다. 제15회 대통령배 쟁탈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군산상이 5년만에 패권을 탈환하는데 수훈선수로서의 콤비가 그렇게 잘 맞을 수가 없었다.
조는 투수로서5번을, 장은 포수로서 6번을 쳐1학년생인 이들이 보여준 투·타에 걸친 맹활약은 실로 눈부신 것이었다.
매게임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선 조는 천안 북일고와의 결승에서도1회 말 등판해 북일고의 강타 선을 산발6안타,3실점으로 처리하는 수훈으로 군산상의 승리기반을 다졌는가하면 타격에서도 발군의 강타력으로 북일고 선발 안성수로부터 귀중한 선제2타점2루타를 빼내는 등 3타수1안타 2타점을 마크,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조와 명콤비를 이루고 있는 장은 첫 고비인 대 경남고전에서 연장11회 말 결승타를 날려 어려운 1회전 관문을 통과하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우며 이번 대회를 통해 군산상을 우승고지로 이끈 쌍두마차가 됐다.
이들 배터리가 처음 손발을 맞추기는 76년 군산남국교5학년 때.
같은 반인데다 체격이 비슷했던 이들은 야구를 시작하면서 쉽게 친해졌고, 서로를 아끼는 친구로서 호흡을 맞췄던 것.
76.77년 회장기쟁탈 전국국교야구대의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들은 배터리로서 자리를 굳혔다.
군산남중을 거치면서 청룡기2번, 대통령기 1번 등 3차례나 전국대회에서 우승으로 이끈 이들은 서울명문고교에서 스카우트의 손길을 뻗쳤지만「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를 내세워 단호히 이를 거부. 군산상에 진학했다.『하루라도 연습을 같이 하지 않으면 영 기분이 나지 않아요』라고 털어놓을 만큼 이들의 우의(우의)는 표정만 보아도 척척 손발이 맞을 경도. 그도 그럴 것이 6년간이나 배터리가 되어온 터라 이재는 너무도 서로를 잘 안다.
『계현이는 약간 깍정이예요. 개성이 강해 선지 매사에 자기고집을 내세우는 일이 많아요』(장의 말),『호익이는 너무 원리원칙만을 찾아 답답할 때가 많아요. 요즘말로 우직한 곰바우(?)예요』(조의 말).
하나 이들 배터리는 연일 같은 생활 속에서도 그렇게 친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이들에 대한 친구들의 열의 또한 대단하다.
같은 반(l학년7반)학우들은 이들에게 매일 교대로 삶은 달걀을 갖다주며 이들을 독려해준다는 것. 자신들을 아껴주는 동료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들 배터리는 더없이 훈련에 열중한다고.
1년 생으로서 주전·나인에 끼는 행운을 얻은 이들에 대한 선배들의 눈총 또한 견디기 힘든 일이지만 그때마다 이들은 더더욱 선배들을 따르고 깍듯이 선배대접을 해준다. 그래서인지 제재 재치 있는 조와 과묵하기만 한 장은 단연 군산상고 야구부의 빼놓을 수 없는 귀염둥이다.
『정말 이 들은 그렇게 호흡이 잘 맞을 수 없다』고 자랑하는 백기성 감독은『체력이나 기량 모든 면에서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대성할 선수』라고 했다.
『서로 성격이 날라 그라운드 밖에서 자주 다투기도 한다』는 이들은 그렇지만 6년간의 정이 말해 주듯 서로 양보하는 미덕을 갖고 곧잘 허물없이 화해한다고-. 『앞으로 정말 열심히 기량을 다져 최고의 배터리가 되겠어요』라며 강한 열의를 보이는 이 콤비는 대학·실업, 그리고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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