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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의 활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금년말로 끝나는 MFA (다자간직유협정)의 연장,개정을 둘러싼 세계주요 섬유윤출국과 윤인국사이의 날카로운 의견대립은 우리의 깊은 관심을 끈다.
한국은 세계의 유수한 섬유수출국의 일원으로서 직유산업이 국내산업에서 점하고있는 위치가 막중하기 때문이다.
MFA의 향방은 섬유부문에만 한한것이 아니라 수출자체, 더 나아가서는한국경제의 성장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문제다.
따라서 우리는 오는7월의 재협상을 앞두고 섬유수출국을 결속하여 수입국의 규제강화능력을 무디게할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MFA는 대부분 개도국들인 신흥섬유수출국의 공세가 가열되자 이를 막기위해 수입국인 선진권들이 단결하여 74년 l월에 성립시킨 국가간 섬유무역 협정이다.
GATT (관세· 무역일반협정) 내에서 체결된 이 FA는 당초 78년 12월까지 4년으로 되어있었으나 윤입국들의 압력으로 금년말까지 연장됐고 이번엔 다시 거의 우항구적인 것으로 끌고갈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MFA의 체결 경로에서도 알수있듯이 협정의 내용은 처음부터 윤인규제 성격을 띠어 섬유윤출국의 집중공세를 봉쇄한다는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품목별 수출쿼터, 물량증가솔 규제등이 그 좋은 예다.
이러한 섬유무역규제책이 나온데는 물론 수출국의 집중호우식 공세로 인해 자국내 섬유산업이 위기에 빠진것을 구출해 내자는 수입국의 의도가 크게 작용했다.
협정이 나오기까지에는 수출국에 책임의 일단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국제무역은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을 육성한 나라에서 저위에 있는 나라로 상품이 흘러가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개도국이 유리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선진국에 섬유를 수출하게된 것은 자연스러운 교환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품교환도식에 애써 장벽을 쌓는다는 것은 자유무역 확대에도 어긋나는 것이며 GATT 정신에도 위배된다.
또 선진국들이 값싼 상품 공급을 막고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자국산업 보호라는 명분아래 값비싼 상품을 자국민에게 강요하는 것도 정책의 본령은 아닐 것이다.
특히 한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필리핀등 섬유수출국들은 대선진권과의 교역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내고있는 경향이 있으므로 균형있는 교역확대를 위해서도 특정상품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삼가야 된다.
우리는 MFA의 협상과점에서도 이같은 대의명분을 강력히 주장하여 선진권의 규제강화 노력에 대항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섬유산업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한다.
한국산 직유류는 그동안의 경험이 바탕을 이루어 이제는 세계섬유무역에서도 중진권의 자리에 서고있다.
이는 저가품은 후발개도국에 추격당하면서 한편으로는 고가품에 눌려 시장이 점차 좀아질 우려가 있다는것을 뜻하기도 한다.
총륜출의 30%를 점하고있는 섬유류의 시장성이 염려된다는 것은 지속적인 수출증대에 위험신호가 켜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외교상의 활동과 함께 대내적으로는 품질혁신으로 고가품을 만들어 내어야만 같은 물량으로 더많은 수출을 할수있어 규제장벽을 넘을수 있게 되며 외화가득솔도 올라가게 된다.
한국직유의 활노는 품질개선·기술혁신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전체의 31%에 달하는 노후시설을 시급히 개체하고 염색가공기술도 개발하며 디자인, 세계패션동향등을 종합적으로 수립, 분석하는 기능이 강화되어야한다.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면 예상되는 MFA의 까다로운 규제나 시한연장도 능히 극복해 나갈수 있을것이다.
국제무역환경은 갈수록 냉엄한 적자생존의 원리가 팽배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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