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귀를 기울여 주세요>머리를 식힐 시간을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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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선생님! 꼭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요. 저는 숙제가 많은 날은 짜증이 나고 기분이 안 좋아요. 다른 아이들도 저와 같은 생각이겠지요. 숙제를 좀 적게 내주셔요.
숙제가 많은 날은 머리를 식힐 시간이 없거든요. 줄넘기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게 놀 시간을 주십시오.
그리고 1주일에 세번 있는 체육시간을 꼭 지켜주셨으면 해요. 저는 운동하는 동안은 모든 걱정이 사라집니다. 체육 성적은 좋지 않아도 체육시간은 재미있습니다. 몸이 튼튼해야 공부도 잘할 수 있지요. 너무 공부, 공부하게되면 몸이 약해질 것 같아요.
또 우리들은 『시험』이라는 소리만 들으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시험을 너무 자주 봐서 저희들은 항상 불안해요. 월말마다 보게되는 월말고사 외에 다른 시험은 안보면 안될까요? 보고 싶은 책도 많고, 피아노도 쳐야 하고, 무엇보다도 마음껏 뛰놀고 싶은 생각뿐이예요.
지난 일요일에는 엄마 아빠께서 우리를 위하여 서오능에서 하루종일 비행접시 놀이를 함께 해주셨어요. 푸른 하늘, 넓은 들, 맑은 공기 속에서 놀고 나니까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 마음껏 뛰논 다음에는 공부가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우리들에게 숙제나 시험 같은 짐을 조금만 덜어 주십시오. 5월 한달 만이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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