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은 지금 셧다운(shutdown·폐쇄)의 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경기 안산 상록을) 의원은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격한 목소리만 내고 국민 공감을 잃는다면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변재일·백군기·황주홍 등 당내 중도 성향의 의원 15명과 함께 장외 투쟁 반대 성명서를 냈다.
김 의원은 “야당성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농성을 해야만 나오는 게 아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합당하고 소통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싸워야 여당과 청와대도 압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국회를 보이콧했다간 상황만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130명을 가진 원내 정당이 재야 시민단체처럼 비타협적 투쟁을 하는 건 직무유기이자 헌법의 가치에 어긋나는 일”이라거나 “민주화 시대에는 거리 투쟁이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지금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투쟁하는 건 우스꽝스럽고 저급한 투쟁 방식”이라고도 했다. 연세대 치대 출신인 김 의원도 대학 재학 중엔 학생운동권이었으나 당내 486세대와는 달리 중도·실용 노선을 취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과학기술부 장관도 역임했다. 안산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지역 주민들도 유가족 뜻을 따른 세월호특별법이 합의되길 원하지 무조건 싸우길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의원을 포함해 김동철·민홍철·안규백·유성엽·이찬열·장병완·주승용·조경태·황주홍 의원 등 ‘성명파’ 의원 11명은 한 시간가량 회동하면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장외 투쟁보다는 원내 활동에 집중하면서 지지세력을 모아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민 의원은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의원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들은 28일에도 만나 세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점점 목소리를 높여가는 야당 내 온건·중도 세력이 세력화에 성공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