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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8회 시대」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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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검찰에 「고시8회시대」가 열렸다. 정년에 임박한 법무관, 특임출신의 비고시파가 모두 물러나고 고시2회·3회의 원로검사장급이 퇴장한 자리에 고시8회가 주인공으로 등장, 법무차관·대검차장, 서울·부산지검장 등 법무부와 검찰요직 17자리를 두루 차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검찰의 주역으로 부각된 것이다.
이것은 사법부에서 8회가 대법원판사·사법연수원장·법원행정처차장으로 대폭 승진한 것과 맥을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법무부관계자는 이번인사의 특징으로 ▲검찰의 엘리트그룹인 8회에 중책을 맡김으로써 새시대가 요구하는 활력을 검찰내부에 불어넣고 ▲검찰수뇌부의 대폭적인 이동과 함께 신선한 세대교체로 검찰이 사정업무의 주도자가 되도록 하되 ▲업무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감안해 경험있는 몇몇 선배검사들을 예우해 패기와 경륜의 조화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경륜」은 8회이전의 원로급으로 3회 (유태선), 4회 (이길주), 5회 (박준석), 6회 (정명내)에서 각각1명씩 모두 4명이 예우를 받은 셈.
특히 고시 13회(정구영·최상엽)까지 대검검사로 승진해 40대가 대검검사의 주류를 이뤄「참신하고 젊어진 검찰상」과 함께 능력위주의 발탁인사로 평할 수 있다.
이들 13회 2명의 승진은 가장 많은 고시합격자(1백10명)를 가진「고시13회」의 선두주자로 8회이후 13회시대를 예고하는 「전주곡」이기도 하다.
10회인 정해창서올지검제2차장검사가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에 발탁된 것도 능력위주의 참신한 인사를 뒷받침하고 있다.
26명의 일괄면직은 지난 79년2월 김치열장관이 대검검사급의 사표를 받았던 것보다 훨씬 폭이 큰 사상최대규모다.
「4·21」사법부 인사때는 법적으로 재임명절차가 있어 무리가 없었으나 이번 검찰인사는 10년이상 경력검사의 일괄사표를 받아 하룻만에 전격적으로 상당수가 『후진을 위해 물러난다』는 명분으로 타의에 의해 면직된 것은 또 다른 의미의 「파격」 인사였다.
검찰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간부들의 많은 승진외에도 모두 16명의 고등검찰관 (지검 부장검사급)이 면직돼 그동안의 인사정체가 적어도 5년은 앞당겨 해소되었고 일반검사들에도 승진의 기회가 넓어지는 등 숨통이 틔었다고 기대하고 있어 대폭적인 승진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내부에서는 30년 가까이 검찰에 몸담아온 검사장급들을 한꺼번에 물러나게 함으로써 혹시 이들에게 돌아갈지도 모를 누를 최소한으로 줄여줘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인사로 검찰수뇌부의 출신도는 경남이 9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경배 (5명) 서울 (5명)이며 충남(3명) 부산·전북·충북이 각각 2명이고. 경기·강원·전남이 1명씩이다. <권익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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