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철 스님 법문, 랩으로 듣는다고?

중앙일보

입력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의 법문을 랩으로 들으면 어떨까.

성철 스님의 상좌인 원택(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스님이 ‘성철 스님 법어’를 음악으로 푸는 작업을 했다. ‘성철 스님 육성과 함께 듣는 음악 법문’이란 부제가 붙은 CD ‘성철 이야기’에는 다채로운 풍경이 담겨 있다. 래퍼 디갈로가 성철 스님이 1986년 부처님오신날에 했던 법어를 랩으로 푼다. ‘교도소에서 살아가는 거룩한 부처님들/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로 시작되는 파격적인 내용의 법문이 기타와 베이스, 피아노로 구성된 젊은 리듬을 타고 흐른다.

‘하늘에 넘치는 큰 일들은/붉은 화롯불에 한 점의 눈송이요’라며 젊은 시절 성철 스님의 출가 심정을 담은 출가송은 판소리로 되살아난다. 대금과 해금, 피리와 가야금이 어울려서 빚어내는 가락이 출가의 절절한 심정과 잘 어울린다. 이외에도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노래한 오도송과 마지막 남긴 열반송도 음악고 만나면서 깊고도 강한 메시지로 밀려온다.

노래 중간에 원택 스님의 시봉 시절 일화도 담겨 있다. 공양주를 맡은 원택 스님이 지은 밥을 먹다가 성철 스님이 돌을 씹은 이야기 등이 정감어린 일화로 담겨 있다.

기획과 음악감독은 불교음악 전문가인 윤소희 감독이 맡았다. 윤 감독은 “‘자기를 바로 봅시다’는 법문을 어린이들이 녹음했다. 아이들 부모님들이 녹음실로 도시락과 차를 다려 오고, 출연료보다 더한 보시금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택 스님은 “모두가 부처라는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담은 이 법음으로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