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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상위 100곳 중 평준화 지역 일반고는 딱 2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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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11월 치른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분석 결과 평준화 지역 일반고의 열세가 갈수록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처럼 선발권을 가진 학교들의 수능 우위는 더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2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재옥(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4학년도 수능 점수 자료를 분석해 보니 일반고의 수능 점수는 갈수록 떨어졌다. 표준점수가 높은 고교 100곳을 추려 보니 평준화 지역 일반고는 단 2곳에 불과했다.

 국어·수학·영어 표준점수 평균 합계가 100위 안에 든 평준화 일반고는 2010학년도 12곳에서 2011학년도 8곳,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는 각각 5곳으로 줄었다. 올해는 숙명여고(68위)와 창원남고(97위)만 100위 안에 들었다.

 전체 학교 중 표준점수 평균 합계가 제일 높은 곳은 대원외고(385.9점)였다. 지난해 5위였던 민족사관고(385.1점)는 2위로 올랐고, 한국외대부고·인천국제고·현대청운고 등이 5위 안에 들었다. 전체 응시자 중 1~2등급 비율은 민족사관고(81.9%)가 제일 높았다. 한국외대부고(78.8%)·대원외고(72.2%)가 뒤를 이었다. 표준점수 합계가 높은 것은 학생들의 전반적인 평균 실력이 높다는 뜻이고 1~2등급 비율이 높은 것은 우수 학생이 많이 몰렸다는 의미다.

 표준점수 평균 합계 상위 100개 고교를 유형별로 살펴보니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가 가장 많은 33곳을 차지했다. 이어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 28곳 ▶자사고 24곳 ▶국제고 6곳 ▶자율형공립고 4곳 ▶평준화 지역 일반고 2곳 ▶종합고 2곳 ▶특성화고(전문계고) 1곳 순이었다. 이 중 평준화 지역 일반고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대부분 전국 혹은 시·도 단위로 신입생을 직접 선발한다.

 상위 30위권 고교에선 특목고·자사고의 수능 강세가 더 뚜렷했다. 상위 30위 중 일반고는 비평준화 지역의 공주 한일고(6위)와 공주사대부고(21위), 진성고(28위) 등 3곳뿐이었다. 나머지는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가 19곳, 상산고·하나고 등 자사고가 5곳, 서울국제고·부산국제고 등 국제고가 4곳이었다.

 최상위권에선 특목고의 독주가 강했지만 상위 100위 안에는 자사고들의 약진이 뚜렷했다. 지난해엔 14개의 자사고가 100위 안에 들었지만 올해는 24곳이나 포함됐다. 안산동산고(41위)·부산해운대고(43위)·포항제철고(50위) 등 전국 자사고(49곳)의 절반이 100위 안에 포함됐다. 자사고로 수능 응시생을 처음 배출한 인천하늘고(64위), 휘문고(74위), 양정고(89위)도 합류하면서 일반고의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는 “명문이라 불리던 일반고들이 대부분 자사고로 빠져나가면서 일반고의 슬럼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재옥 의원은 “학교 유형과 선발권 여부에 따라 성적 편차가 심하게 나타난다”며 “일반고의 교육 능력을 강화해 학력 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탁·윤석만 기자, 본지 조사연구팀

<시도별 수능 성적 상위 30위 고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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