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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들려니 어깨통증 '으악~' … 봉합 후 줄기세포 치료하니 거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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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직장인 김정훈(가명·58)씨는 1년 전 쑤시고 결리는 어깨 때문에 운동은커녕 업무조차 집중하기 힘들었다. 50대가 되면 찾아온다는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파스·찜질로 치료를 대신했다. 하지만 통증은 심해져 팔을 올리는 것조차 어려웠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고 회전근개 봉합술과 줄기세포치료를 받았다. 치료 1년이 지난 지금,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어깨가 아프면 대부분 오십견(유착성관절막염)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의 상당수는 회전근개 파열 환자다. 회전근개란 어깨를 감싸는 4개의 힘줄.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성창훈 원장은 “어깨 통증의 70%는 회전근개 파열이 원인”이라며 “어깨통증을 단순 오십견으로 속단하고 방치하면 심각한 어깨 힘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 질환 70%, 오십견 아닌 ‘회전근개 파열’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힘줄의 노화와 격한 움직임이 주된 원인이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회전근개가 퇴화하면서 힘줄이 쉽게 파열된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이나 테니스·골프·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위험하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위로 들어올리는 게 힘들다. 주로 격렬한 운동 후에 통증이 나타난다. 심하면 팔꿈치까지 아프며 어깨에서 마찰음이 난다. 방치하면 근위축이 진행돼 어깨 뒤쪽이 푹 꺼져 보인다. 반면에 오십견은 특별한 이유 없이 어깨 전반에 통증이 온다. 팔 자체를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다. 특히 잘 때 통증이 악화되고 옷깃만 스쳐도 아플 만큼 통증이 심하다. 노화로 인해 어깨관절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되지 않았다면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한다. 체외충격파(ESWT)·주사·근력강화운동이 대표적이다. 그중 체외충격파는 통증 부위에 1000~1500회 충격을 가해 인대·힘줄을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소를 자극하는 원리다. 상처 치료에 필요한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시술시간은 15~20분 내외로 짧다. 절개를 하지 않으므로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비수술 체외충격파, 시술시간 20분으로 간단

체외충격파는 회전근개 파열은 물론 오십견·석회화건염에도 효과적이다. 성 원장은 “오십견 환자에게 체외충격파를 주 1회씩 3~6회 시행했을 때 10명 중 7~8명은 증상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어깨힘줄에 석회가 생겨 다른 질환보다 통증이 심한 석회화건염에도 체외충격파 치료를 적용한다. 강력한 충격파 에너지가 석회를 분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정성훈 소장은 “통증 완화, 기능 회복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다”며 “반복해서 시술받아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됐다면 봉합술을 시행한다. 우선 어깨에 작은 구멍을 낸 뒤 초소형 카메라가 설치된 관절내시경으로 손상 부위를 직접 관찰한다. CT·MRI로 진단하기 어려운 손상 부위도 정확히 파악해 찢어진 힘줄을 봉합할 수 있다. 가는 내시경을 이용하므로 최소 부위만 절개하고 주변 조직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아 입원·회복기간이 짧다.

단순봉합보다 줄기세포 넣으면 재파열 적어

최근 봉합술과 함께 줄기세포치료를 적용한다. 둔부(엉덩이)에서 추출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전체 지방세포의 10~20%가 중간엽 줄기세포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성 원장은 “줄기세포 채취 시간이 20분으로 짧아 고령 환자도 부담이 없다”며 “부작용이 적고 회복률이 좋아 최근 각광받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줄기세포치료 효과는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이 2012~2013년 어깨 힘줄 파열 환자 60명 중 절반은 기존 봉합술을, 나머지는 봉합술 후 지방줄기세포 주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봉합술만 시행한 환자보다 줄기세포를 주입한 환자가 회복률이 높았다. 봉합술 환자 30명 중 3명은 1년 후 재파열이 나타났으나, 줄기세포 주입 환자 그룹에선 1명만 재파열을 보였다. 정 소장은 “봉합술과 줄기세포치료법을 함께 적용하면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재파열 위험에서 좀 더 안전하다”며 “부작용도 적고 회복력이 높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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