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개교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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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원불교는 3월26일을 「대각개교절」로 경축한다. 교상인 소태산박중빈대종사가 태어난 것이 1891년 이날이고 그가 대각성도한 것도 1916년 바로 이날이었다.
「대각」과 함께 개교한 원불교는 올해로 창교6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에 3백50개 교당과 95만 신도를 갖는 대교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조용한 가운데 이룩한 원뷸교의 괄목할 성장은 일견 놀랍다.
일찍이 도산 안창호가 『선생은 그 일의 판국이 넓고 운용하시는 방편이 능란하시어 동표대중에게 공헌함은 많으면서도 직접 큰 구속과 압박은 받지않으시니』하고 소태산을 찬양하였던 점도 이해가 간다.
원불교는 『일원』을 종지로 한다. 신앙대상이자 수행의 표본. 하나의 동그라미(○) 곧 「일원상」을 우주만유의 본원, 일절중생의 본성, 제불제성이 오득한 심인이라고 한다.
「원」은 원만·완전·무궁·절대를 상징한다.
원불교는 그 일원상의 진리를 모시고 늘 어느때 어디서나 경허한 생활태도를 가질 것을 가르친다. 「허허불상 사사불공」의 정신이다.
원불교의 일원상숭배는 불교의 불상숭배를 발전시킨 것이다. 소태산자신 『부처님의 인격만 신앙대상으로 모시는 것보다 우주만유를 다 부처님으로 모시고』라며 일원상숭배를 강조한다. 불교는 전불교·통불교를 지향하는 것이다.
원불교의 연원은 불교지만 교리와 제도는 오히려 기독교적이다. 소태산은 『석가모니불은 진실로 성인중 성인이라 「나」의 연원을 부처님으로 정하노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조선불교혁신론』에서 불교의 대중화·시대화·생활화를 외친바 있다. 원불교의 「생활시불법 불법시생활」이란 정신도 거기서 왔다.
쉬운말로 된 경전편찬, 식업과 생활을 중시한 신자의 신앙수행, 시주에 의존하지않는 자력교단등이 실천되었다.
실천윤리로서 원불교는 「은」을 내세웠다. 불교의 「자비」, 예수의 「나」라는 존재는 은혜의 결정체다. 생존의 근본이 은혜이기에 깨달은자는 이은혜를 갚아야한다. 은의 윤리는 보은이다. 천지·부모·동포·법진등 「사은」에 보답하는 길이 곧 신앙 생활이며 감사생활이다.
이는 우리 전통사상의 한 핵심인 「충효」의 구체화이기도 하다.
신흥종교가 흔히 혹세무민하거나 사교적 기만성을 노출하는것과는 비교조차 할수 없다.
이제 원불교는 국내뿐아니라 해외에 진출하는 선편종교가 되고 있다. 그 지부는 미주와 일본 「유럽」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인류구원에 공헌하는 종교로서 원불교도 건실한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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