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브루네이」태권도사범 한응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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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자는 두 번 운다고 들 하지요. 태어날 때와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지만 벌써 두 번을 울었습니다.』
열대의 섬나라「브루네이」에서 태권도로「코리언」을 과시하기에 그만큼 힘들었다는 것이다.
한응구씨(42). 태권도가 7단이면서 인구 20만의「브루네이」에서 73년부터 지금까지 생활해 오고 있다.
「스피드·보트」라는 것이 있어요. 섬 사이를 다니는「보트」입니다. 이「보트」승선기록은 우리 국민 가운데 단군이래 제가 가장 많을 것입니다.「보르네오」는「브루네이」「말레이시아」「사바」등 3개 섬을 통틀어 말하는 것.
한씨가 실내기온이 섭씨 30도가 되는 이「보르네오」섬 중 하나인「말레이시아」에 간 것이 73년.
중앙고와 경희대체육과를 졸업하고「말레이시아」당 수도협회 초청으로였다. 이곳은 체재기간이 1년으로 제한, 겨우 한번 연장하고「브루네이」로 옮겼다.「브루네이」군대에서 무술사범으로 정식 채용되어 신병훈련의 정규과정인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다 왕실 경호대장의 전임사범이기도 해 특별한 대우를 받고있고 수도인「반다」외에 5군데에 지관을
갖고「스피드·보트」를 타고 다니며 가르치고 있다.
「브루네이」정부는 한씨가 성행하고 있는 중국무술을 물리친「아이언·맨」(철인)이라고 평가, 특별「헬리콥터」까지 내주고 있고「오토바이」도 용량1천cc짜리(경찰 6백50cc)를 유일하게 허가하고 있다.
『우리교민은 고작 55가구 3백50명입니다. 60%가 자동차 정비업이고 30%가 양계 업, 그리고 10%가 외국회사 근무나 무역업에 종사하지요.』
이렇게 가족적인 교민이지만 해마다 왕 생일이면 한씨가 지도한 무술단과 한씨 부인인 이용자씨(42·수도사대체육무용과 졸)가 가르친 한국고전무용의 시범을 보인단다.
한씨의 제자가 1천8백 명. 유단자만 40명이 배출됐다. 이중 여자가 20여 명. 이런 덕분에 집·의료·자녀교육이 무료혜택을 받고 있어 상류생활을 하고 있다.
『늘 고국에 오는 것이 가장 큰 희망입니다. 국위선양을 해야 하는 것은 국민이면 당연하지 않습니까.』
부모를 뵈러 임시 귀국할 한씨는 지금의 서울 날씨가 춥다면서 털외투를 입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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