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팽팽히 맞선 3당, 동창싸움에 관심 모여 진해|무소속 임호씨 도전…예측불허의 혼전 대전동|세 지명인사 대결…표밭 정읍공방 치열 정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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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진해-창원-의창>
군항·공단·농촌으로 인구가 3분되어 투표 성향이 다양한 진해-창원지구는 민정당의 배명국씨, 민한당의 이수권씨, 국민당의 김종하씨가 초반부터 팽팽히 맞서 전국적 관심을 끌고있는 격전지.
3명은 모두 진해중 동창인데 육사를 나온 배후보(예비역중령)와 해사를 나온 이후보(예비역대령)는 모두 이번이 정치에 첫발이고 서울대를 나온 김후보는 10대 유정회의원을 역임했다.
군에서 유능한 영관장교로 평판을 얻었으나「윤필용 사건」이란 정치적 회오리에 말려 옷을 벗은 배씨는 현 주도세력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비중 있는 신인」이란 「이미지」를 심는데 열중해왔다.
배후보 측은 이 같은 노력이 적중해 지역사회에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는 「핸디캡」을 극복했다는 주장이며 4천 여명의 핵심조직을 동원해『불황의 늪에 빠진 창원 공단을 건지자』는「슬로건」을 내걸고 중반부터는 창원공략에 돌입.
민한당의 이후보는 황낙주씨의 구 신민당조직을 제대로 흡수 못해 지속적인「야성향」의 선전보다는 진해가 해군도시라는 점과 자신이 군 생활을 통해서도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상인 등 진해토박이와 해군표를 모으는데 부심하고 있다.
「경화시장 콩나물할매의 아들」임을 내세워 밑바닥에서부터 바람을 일으키자는 작전을 수행 중.
5명의 후보 중 4명이 진해출신인데 비해 유일한 창원출신인 국민당의 김후보는 30년 이상 율덕을 쌓아온 부친(변호사)의 후광에다 당대변인으로서 다른 후보에 비해 지명도가 높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오히려 황낙주씨의 구 신민조직을 김후보가 선점함으로써 국민당후보로서는 보기 드문 조직수완을 보이고 있는데 창원 공단의 중산층과「문민」성함의 유권자를 주득표원으로 삼고 있다. 김해 김씨 종친표 규합에도 몰두중이다.

<대전 동구>
6명이 출마한 이 지역에는 민정·민한·국민 등 정당공천후보와 무소속의 임호씨가 팽팽히 맞서 예측뷸허의 혼전을 벌이고 있다.
대전일보 사장을 지낸 민정당의 남재두 후보는 7천3백명의 당원을 중심으로 당원1명이 3명을 책임지는「3·3운동」을 통해 2만8천여 표를 묶고있으며 안정을 희구하는 친여성향표를 합쳐 유효표의 38%∼40% 득표를 목표로 뛰고 있다는게 당조직관계자의 설명이다.
똑같은 「잠바」2개를 사서 세탁소에 맡겨두고 번갈아 입고 다니면서 새벽부터 대동·성남동 일대의 대표적인 서민주택가를 누빈다. 깨끗한 정치신인이라는 점을 중점홍보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
공인회계사 출신의 민한당 박완규 후보는 대전상고동창 1만여 명과 영세상공인을 주요 득표기반으로 활용.
특히 모교의 축구부를 위해 기부를 많이 해 전국적인 「팀」으로 성장시킨 공이 커 동창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70년대 초부터 신용금고 이사장으로 기반을 넓혀온 국민당의 황규상 후보는 교회장로여서 교계의 지지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의 전국구 파동으로 다소 타격을 입게되리라는 얘기가 상대 당 선거참모들에 의해 오르내리고 있다.
10대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임호씨가 또다시 무소속으로 뛰어들어 그의 지반이었던 이북사람들과 서민층의 표를 바탕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신민당에 입당하려다가 하루만에 공화당으로 돌아버렸던 일, 김종필 전 공화당총재에 대한 공개비난서한 등의 행적이 어떻게 유권자들에게 투영되었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칠전팔기의 뚝심과 오랜 기반으로 이 어려움을 「커버」해 가고있다.

<정읍-고창>
「택시」운전사, 식당주인, 전에 기자를 하던 사람, 공무원 등 만나는 사람마다 이 지역의 선거 전망을 물으면 대개 삼파전이란 대답이다. 민정당의 진의종, 민한당의 김원기, 국민당의 이호종씨의 싸움이란 얘기었다.
이중 진·이후보는 유권자가 약간 적은 고창출신인 반면 김후보는 정읍출신이어서 지연의 배경으로는 김후보의 여건이 좋은 편이다.
경기고등학교 선후배인 진·이후보는 10대 때에 이어 두번째 대결로 그때와 지금은 여야의 입장이 뒤바뀌었다.
10대 때 구 공화당후보로 당시 신민당 진후보에게 박빙의 승리를 거뒀던 이후보는 『금력과 관권의 개입만 없으면 승리는 문제없다』고 진후보에 대해 공격적이다. 구 공화당조직을 바탕으로 새로 선거구가 된 정읍쪽을 중점 공략지역으로 부지런히 뛰고있다.
민정당의 진후보는 비록 10대서는 낙선했지만, 재선의원·야당의 경제통·보사부장관을 지낸 지명도와 집권당의 조직기반을 활용해 착실하게 표를 다져 가는 중이다. 진후보도 역시 고향인 고창보다 유권자가 4만 명이나 더 많은 정읍쪽 지지기반 확대에 부심.
반면 민한당의 김후보는 자신의 금성탕지로 알려진 정읍을 사수하면서 안전권에 오르기 위해 『전통야당을 지킬 민한당의 새 기수』로 자신을 부각시키는데 주력.
다른 지역구가 대개 여당의 독주 내지는 여야공존에 다른 후보들이 도전하는 양상인데 비해 이 지구는 야당선두주자에 여권이 추격을 하고있는 양상이 특색.
삼파전이란 말을 거부하는 원일민립당의 이경태 후보를 비롯해 신정당의 신정재, 무소속의 노동채 후보 등은 야당 부재론을 제기하면서 주로 민한당의 김후보 공격에 열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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