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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BOX] '벽돌' 수준 두께에도 … 중년 남성들이 즐겨 읽는 서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2012년 국내 출판된 서순의 『유럽문화사』는 총 2790쪽. 모두 다섯 권이고 각 2만8000원이다. 번역가 넷이 3년 반 매달렸다. 책은 1800년에서 2000년까지 유럽인이 생산·유통·소비한 거의 모든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출판·음악·영화·미디어 등을 망라한다. 저자 스스로도 “책의 아무 곳에서나 시작해도 되고, 다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다.

 두께로는 책장의 ‘벽돌’ 수준이지만 누가 읽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다. 5권 모두 3쇄씩 찍었다. 교보문고 이익재 인문 MD는 “처음 나왔을 때보다 나중에 더 팔린 책”이라고 말했다. 2012년 하반기보다 지난해 상반기에 더 팔렸다. 세트 판매도 쏠쏠했다. 5권 한 세트에 10% 할인해 12만6000원이었는데 지난해 교보문고 인문 분야의 세트 판매 중 1위에 올랐다.

 인기의 원인은 서순의 저술 스타일, 책의 완성도에서 찾을 수 있다. 에릭 홉스봄은 서평에서 “서순은 세상 물정에 밝다”는 표현을 했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입소문을 탄 후 더 많이 판매된 이유다.

 문화사에 대한 저술이 그간 뜸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1981년 완간) 이후 이렇다 할 저작이 없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주 구매층은 30~40대 남성(41.7%)이다. 50대 남성이 17.4%로 그 뒤를 이었다. 예스24 김태희 인문역사 MD는 “독자들이 유행을 따랐다기보다 현대판 고전이 될만한 책으로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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