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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물 샤워한 김무성, "대통령도 참여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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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얼음물 양동이 세례를 받았다. 루게릭 병 환자들을 돕기위해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한 것이다.

김 대표는 22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루게릭병 환자 여러분 힘내길 바란다”며 얼음이 동동 띄워진 물 양동이를 스스로 뒤집어썼다. 뒤에 있던 김성태ㆍ김영우 의원이 한번 더 얼음물을 끼얹자 ‘악’소리를 냈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시원하다”며 머리 위로 손을 올려 하트를 그리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앞서 참여한 사람에게 지목 당할 경우 24시간 내에 ‘얼음물 샤워’에 동참하거나 루게릭병 후원재단에 100달러(약 10만원)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루게릭 병 환자들을 돕는 모금운동이다. 김 대표는 ‘얼음물 샤워’와 별도로 100불(약 10만원)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다음 참여자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을 지목했다. 박 의원에게 “찬물 뒤집어쓰고 정신차려서 당내 강경파들 잘 설득해달라”고 했고, 김 실장에 대해선 “너무 경직돼있다. 찬물 맞고 좀 더 유연해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자 주변에선 “찬물 맞으면 더 경직되는 거 아니냐”는 농담이 새어나왔다. 김 위원장에게는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다시 복귀하는 큰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도 두 번이나 지목받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이 참여)하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지목을 받았지만 기부로만 대신했다. 대통령이나 고위급 공무원이 특정 질병에 대한 자선모금 캠페인에 참여하는 게 논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 날 연찬회에서 민생경제회복과 당 혁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대표는 정치권 혁신과제로 과도한 음주문화·고비용 정치구조·출판기념회 등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정치권이 과도한 음주문화때문에 많은 문제를 야기시켜왔다”며 “과도한 음주문화는 수준높은 토론문화를 없애고 공부할 시간 없애고 체력을 약하게해서 정신을 흐리게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연찬회에서도 세월호특별법 처리 난항 등 엄중한 시기임을 감안해 음주를 자제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바로 제가 술을 제일 많이 먹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었다. 절주를 시작한지 석달이 됐는데 체중이 6㎏이나 빠졌다”며 의원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지로 지목되고있는 출판기념회와 관련해서도 김 대표는 “현재도 계획없지만 앞으로도 출판기념회를 하지 않겠다”며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당 대표에게 지급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전부 공개하고, 당 대표 명의의 축하화환과 조화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해외출장을 갈 때 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제 차량도 에쿠스에서 오늘 카니발로 바꿨다”며 “계속해서 국민들과 다른 특권을 하나하나 내려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국토위 간사인 김성태 의원 등과 함께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싱크홀 현장을 방문했다. 김 대표는 관련보고를 받은 뒤 "서울시 토목 관계자들의 부주의, 무성의, 또는 실력 없음이 아마 드러난 것 같다"며 "동공이 계속 발견되는데 서울시에서 까맣게 몰랐다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토부에 "서울시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 싱크홀 가능성이 있는 곳을 조사하고 특히 고속철로 주변에 대한 전반적 조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천안=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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