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수 최진희 "내 인생을 변화 시킨 노래 '사랑의 미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랑의 미로’의 가수 최진희(57)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다음달 9일 기념 공연을 펼친다.

6년 전 어머니를 여읜 이후 가수 활동을 중단했던 최진희는 21일 서울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수에게 삶의 의미는 노래를 하는 것뿐”이라며 복귀의 변을 밝혔다.

1983년 ‘그대는 나의 인생’으로 데뷔한 최진희는 지난 30년간 ‘사랑의 미로’ ‘물보라’ ‘여심' 등을 히트시키며 정상급 가수로 인기를 누렸다. 특히 ‘사랑의 미로’는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좋아했다고 알려질 정도로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았다.
다음은 일문 일답.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실어증까진 아니어도 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그 사이 음식점 사업을 시작했고, 잘 되고 있다. 그런데 손님들이 노래를 듣고 싶다며 안타까워 하더라. 가수로서 삶의 의미는 노래인 것 같다."

-어머니는 어떤 존재였나.
“어머니가 가수 데뷔를 크게 반대했었다. 딸이 고생하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노래를 시작하고 나서 엄마가 가장 큰 힘이 됐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엄마한테 하소연을 했고, 엄마는 ‘너는 대단한 사람이다. 힘을 내라’고 얘기해주셨다. 그게 최진희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이번 공연에 어머니를 추모하는 코너가 있다고 들었다.
“어머니란 단어를 생각해보면 누구나 가슴이 찡하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다. 또 방송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다양한 모습을 준비 중이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재즈풍으로 편곡해서 부른다. 데뷔 전 무명일 때 나이트클럽에서 많이 불렀던 팝송도 준비했다.”

-사실 창법만 보면, 트로트보다 팝이 더 어울린다.
“팝으로 노래를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 트로트를 할 때는 굉장히 어색했다. 성인가요를 무시하고 폄하하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트로트를 해보니 창법도 다양하고 묘미가 있더라. 오히려 트로트에 팝의 느낌을 가미하면서 나만의 색깔이 만들어졌다.”

-‘사랑의 미로’는 지금도 많은 사람이 즐겨 부른다.
“제 인생을 변화시킨 노래다. 태원씨의 ‘너의 사랑’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초등학교 시절 ‘너의 사랑’을 좋아했는데 나이트클럽에서 그 노래를 작곡한 김이갑 선생님을 만나게 됐다. 선생님께 ‘그 노래 좋아해서 다시 부르고 싶다’고 했더니 ‘시대가 변했으니 가사도 바꾸고 리듬을 많이 넣어서 다시 해보자’고 제안해주셨다. 그 노래가 ‘사랑의 미로’가 된 거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좋아했다.
“북한에서 세 번 공연했다. 노래의 힘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북한에 갔을 때 고려호텔에서 묵었는데 거기 일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반겨주셨다. ‘사랑의 미로’가 발판이 되어 하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에 ‘불후의 명곡’(KBS2)에 나왔다. 어떤 후배가 가장 노래를 잘 부르던가.
“홍경민이 훌륭했다. 자신의 느낌을 확실하게 살려서 불렀다.”

-데뷔 30주년이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것인 있나.
“젊은 사람들과 같이 콘서트를 하고 싶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를 계속해서 발표하고 싶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사진=에스에이커뮤니케이션

◇최진희 30주년 특별공연 '사랑의 미로'=9월 9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8만~15만원, 1544-1813.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