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으로 보는 주식투자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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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영화 '명량'이 최다관객동원 행진을 이어가면서 사회 전반에 명량 바람이 뜨겁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영화 명량 속 이순신의 리더십을 응용한 투자전략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이남룡 연구원은 21일 '두려움을 용기로, 명량에서 배우는 주식투자전략'이라는 리포트에서 다섯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① 기사회생:턴어라운드 종목을 주목하라.

영화 명량의 배경은 칠천량 해전 이후다. 당시 수군통제사였던 원균이 일본군에 대패하고 남은 12척의 배로 이순신 장군은 승리를 이끌어낸다. 주식시장에 비교해보면 업황이 최악의 상황에 몰렸음에도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 다시 수익을 내는 '턴어라운드' 기업이다. LG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2011년 극심한 공급과잉으로 주가가 1만7000원대까지 내려갔던 이 기업은 스마트폰과 대형TV 수요증가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21일 종가는 3만4950원이다. 또 내수부진으로 위기를 겪었던 현대백화점, 박스권 증시 속에 분투하고 있는 대우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② 수퍼 리더십

영화를 본 이들은 알겠지만 조선 수군은 엄청난 일본군의 규모에 겁먹고 전투를 망설였다. 상황을 바꾼 건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었다. 그는 전투 초반 1척 대 30척의 전투를 치르며 영화 속 대사처럼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다. CEO의 인사이트와 뚝심이 기업의 미래를 바꾼 사례로는 NAVER와 호텔신라가 있다. 1999년 삼성SDS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NAVER는 이제 세계적인 IT기업이 됐다. 호텔신라 역시 성장이 정체된 호텔사업 대신 면세점 사업에 진출해 순항중이다.

③ 강점을 극대화하라.

명량의 승전비결은 견고한 판옥선의 장점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화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데 있다. 기업의 사업다각화는 성공하면 득이 되지만 실패할 경우 주력사업까지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기업의 핵심역량을 집중해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아모레퍼시픽이다. 화장품 만으로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려아연 역시 아연제련사업에 집중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④ 이기는 싸움만 한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 뒤에는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 영화에서도 그는 울돌목을 여러차례 답사하며 전략을 짠다. 주식투자를 할 때도 안전마진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배당수익률이 높고 꾸준한 이익을 내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뜻이다. 평균 배당수익률 3.5%에 2조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SK텔레콤이 대표적이다. 한전KPS 역시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원전 유지보수를 독점하고 있다. 배당수익률도 2%에 달한다.

⑤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육지로 간들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

영화 속 이순신 장군은 두려움에 떠는 병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란 의미다. 기업의 인수합병(M&ampamp;A)이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자동차 공조시스템업체인 한라공조는 세계적 기업인 비스테온 공조사업부를 인수해 한라비스테온공조가 되면서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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