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슨의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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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80년대와 90년대의 세계경제를 「우울하게 낙관」하는 노경제학자가 있다. 『이커노믹스』 (경제학) 라는 저서로 한때 세계를 풍미했던 「노벨」경제학상수상자이자 미국MIT교수인 「폴· 새뮤얼슨」.
그는 최근 「일본경제신문」의 기고를 통해 향후의 세계경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OPEC나 「로마·클럽」의 비관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80년대와 90년대는 자본주의사상 최성에 거의 필적하는 정도의 세계적 경제성장 (1인당)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 단서는 붙어있다. 50년대나 60년대의 「기적적 성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
그는 자신의 노사인「슘폐터」가 『혼합경제에 의한 밀월시대는 끝났다. 「케인즈」학설의 안이한 승리는 과거의 것이다』고 말한 어두운 예언에 동조했다.
그러나 근저 『선택의 자유』로 각광을 받는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주의 경제는 조롱하고 있다.
『「프리드먼」교수가 FRB(미연방준비이사회)를 운영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의 공상과학적 이론으로 통화공급이 완전「컨트롤」되고 물가가 안정되었다고 하자. 그렇다고 OPEC가 원유가를 내릴 것인가.
또 소련의 농작불황을 구할 수 있을까. 「인플레」만 억제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80년대 전망에는 그의 70년대 경제성장분석이 토대가 되고 있다. 바로 70년대의 성장을 언급하면서 한국경제의 역할을 평가한 것도 흥미 있다.
「새뮤얼슨」교수는 말한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자원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앞으론 독일인· 일본인· 한국인이 끼어들고 있다. 제조공업도 북미와 서구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경제의 「4인방」국가는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이지만 이밖에도「말레이지아」와 「필리핀」도 등장하고 있다.』
73년 원유가가 실질5배가 되고 지금까지 8배가 올랐다. 농산물생산부진으로 역시 가격상승이 따랐다. 거기에 자원의 소비가 지나치게 늘었다.
이처럼 7O년대의 경제성장을 부진케 했던 원인이 앞으로 20세기의 마지막 2O년의 전망도 어둡게 한다.
그는 작년8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경제학회의에서도 『눈을「스칸디나비아」제국에서「아르헨티나」로 돌리라』고 주장, 주목을 끌기도 했다.
『내가 틀리기를 바라지만 나는 결국「파시스트」적 자본주의이론에 도달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등 군사정권하에서 「시카고」학파류의 자유주의정책을 추진하는「시카고 소년들」이「강제적 자본주의 (Enforced apitalism)」에 이끌리게 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후 사람들은 행복한 생활을 했다』고 하는 결과를 이 이론이 가져다줄 것으로는 기대하지 말라고 「새뮤얼슨」은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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