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고관·대기업주 거의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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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통령 선거인 선거개표는 11일 하오7시부터(일부 농촌지역 8시) 전국 개표소별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서울의 경우 22개 구청 및 중·고교강당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구청직원 및 관내 교사80∼1백명으로 구성된 개표종사원들이 후·보자와 정당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밤을 새워 개표했다.
각 후보자 선거운동원들은 구석에 마련된 개표 상황판 앞에서 득표상황을 차분히 기록했으며 하오 10시께부터 당락의 결정이 나오기 시작하자 당선자와 낙선자들이 서로 축하와 위로의 악수를 교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선권의 4배 얻어>
대통령 선거인 선거에 출마한 전직장관, 굵직한 재벌총수들이 다 당선됐다.
전국 최고득점은 서울 구로5구에서 민한당으로 출마한 현유섭씨.
현씨는 9천3백95표를 차지, 대도시의 평균 당선권 2천 표의 약5배나 얻었다.
두 번째 최다득점은 서울강남3구에서 홍성철 전 보사장관이 7천9백24표로 차지했다.
전직 각료로 부총리를 지낸 김원기 무역협회회장이 서울 마포 6구에서 이미 무투표당선 된 것을 비롯해 김일환 전 내무(용산l) 유양수 전 동자부(강남2) 배덕진 전 체신장관(강남6)등이 뽑혔다.
석정연 전 해군참모총장도 영등포 2구에서 당선.
기업인으로는 종로1구의 정주영 현대「그룹」회장(무소속)이 5천7백85표를 얻어 4천4백69표인 조중훈 한진「그룹」회장(무소속)을 1천3백16표 차로 눌러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종로3구에서는 구자경「럭키·그룹」회장(무소속)이 최종환 삼환기업회장(무소속)과 1, 2위로 당선했고, 중구2구의 최원석 동아「그룹」회장, 성북1구의 윤쾌병 한국「야쿠르트」대표, 중구2구의 조운해 대한병원협회회장, 영등포2구의 배종렬 한양주택회장 등이 거뜬히 당선했다.

<여성후보들 안전권>
여성당선자에는 종로2구의 박정애, 종로4구의 장명숙 후보가 일찍부터 안전권에 들어가 당선의 영광을 차지했다. 동대문4구의 고기효씨(41)는 민한당 후보로 4천3백11표를 얻어 1위 당선했다.
중앙선관위는 지역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된 개표상황은 즉각 즉각 상황실 사방 벽에 빈틈없이 들어찬 상황판에 기록했고 취합된 내용은 밤10시부터 2시간마다 보도진에「브리핑」했는데 전국에서 맨 먼저 당선된 사람은 충북 중원군 신니면의 홍용희씨(민정당)와 김사영씨(무소속)로 당선이 확정된 시간은 저녁7시55분.

<돈 나눠줘 입건된 후보 당선>
유권자에게 돈을 나눠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서울 성북4구 민정당 소속 대통령선거인 후보 김영식씨(49·목욕업)는 11일 개표결과 2천6백34표로 후보자 8명중 3위로 당선 경찰은 당선된 김씨가 2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유죄판결이 나지 않는 한 당락에는 영향이 없을 뿐 아니라 대통령선거일인 25일까지는 유죄여부가 판결이 날 수 없어 대통령선거투표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임시식당 야식제공>
대통령선거인 개표결과로 당락이 결정된 충무시내 선거인 후보 12명은 12일 새벽 5시쯤 시청회의실에서 다과회를 갖고 당선자 8명과 낙선자 4명이 서로 축하와 위로의 악수를 교환, 주위사람들을 흐뭇하게 했다.
충북도내 4백74명의 대통령선거인후보 중 최고령자로 충주시 제2지구에서 출마한 장덕희씨(74·민정당)가 당선돼 노익장을 과시했다.
부산시 동래 제8선거구에 출마, 대통령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서일도씨(무소속)와 남구 제8선거구에 입후보한 배종환씨(민정당)가 각기 자기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1의로 당선됐다.

<팔 들어 "당선축하">
12일 새벽4시께 개표가 끝난 전남 나주군 유남면의 개표결과 3명의 후보 중 나용해 후보(민정당)가1천1백13표로 당선이 확정되고 김명철 후보(민한당)와 유재현 후보(민정당)가 각각 6백97표를 얻어 동점.
선관위 측이 숙의끝에 선거법 87조에 따라 고령자인 민한당의 김 후보를 당선자로 선포하자 패자인 유씨는 김씨의 팔을 들고 당선을 축하해 줘 참관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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