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차관·기술도입등 절대적 비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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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경제가 기침하면 한국경제는 몸살을 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경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미국의 협조가 없으면 한국경제의 안정및 성장은 불가능하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줄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차관·투자·교역·기술도입 등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점한다. 일본·중동과 더불어 미국은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3대 기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경제위기가 닥칠수록 미국의 비중이 높아진다.
74년 1차「오일·쇼크」가 나서 한국경제가 외환불도 직전까지 갔을 때 미국의 응급지원으로 위기를 수습했고 이번 2차 「쇼크」때도 미국의 이서가 외화도입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미국은 한국 제1의 수출시장이며 수입도 일본에 이어 2위다.
미국엔 주로 섬유·전자제품·수산물 등을 수출하고 원면·소맥·기계등을 수입한다.
미국도 한국시장의 유망성을 인식, 원자력발전설비를 비롯한 미국제품을 많이 수입토록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해방후 한국의 대미교역은 만성적인 적자였으나 76년에 흑자로 바뀌었다. 이때 미국이 자국상품을 더 사가도록 넣은 압력(?)은 대단한 것이었으며 이 때문에 초년부터 다시 적자로 바뀌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작년에 5.7%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 심히 침체되어 있는 이때 미국측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약속을 받은 것은 경제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계획의 백지화를 선언함으로써 심리적인 불안요소를 제거한 사실은 국내경제활동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결정적 작용을 하게될 것이다.
안보문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시게 되면 국내기업의 투자활동이나 외국투자가의 대한투자가 촉진될 것이다.
올해 국제수지적자를 메우기 위해 도입해야할 차관은 약80억「달러」, 내년에는 그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IBRD (세계은행)·IMF (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금융기구가 거의 미국의 영향권아래 있기 때문에 미국이 대한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제금융기구도 대한협력자세가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아니라 일본및 「유럽」국가들의 대한협력도 증진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는 미국에 대해 46억「달러」를 수출하고 48억「달러」(초년)를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미국은 첫번째 무역상대국이고 미국으로선 12번째의 무역상대국으로 비중이높아졌다.
현재 대미수출에 큰장애가 되고있는 것은 미국의 갖가지 수입규제조처다.
자국산업보호를 이유로 미국은 「컬러」TV·섬유류·신발·농수산물 등에 대해 여러 수입규제를 가하고있다.
미국은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한국의 원자력선비·항공기·고도정밀기계 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미국제품에 대한 우선 배려를 희망하고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원칙에 따라 실무회담에서「쿼터」확대의 원전등의 수입증대가 일괄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에너지」문제와 식량공급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도 특기할만하다.
올해 확보(수입)해야할 2백만t(1천4백만섬)의 쌀중 상당량을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데 미측은 그동안의 유보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 지원자세로 나온 것이다.
「에너지」문제는 한국에 건설중인 6기의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핵원료의 안정공급과 위급할 때 원유공급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유공급지원약속은 우리나라가 위급할 때 서로 원유를 융통해 쓰는 국제「에너지」기구에 가입하지 못하고 입다는 현실에서 하나의 비상구를 마련한 셈이다.
방위산업에 대한 지원약속은 군사적 측면에서 뿐아니라 중화학공업의 활로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역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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