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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소니언협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세계의 유명박물관가운데 한국실을 따로 갖고 있는 곳은 세 군데쯤 된다.
서독「쾰른」박물관의 동양관, 「코펜하겐」국립박물관, 「스미소니언」박물관.
흔히 외국박물관을 가보고 실망하는 것은 중국「컬렉션」의 한 귀퉁이에 우리문화재가 앉 혀 있는 광경이다.
「퀼른」이나 「코펜하겐」도 말이 한국실이지 실망하긴 마찬가지다.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스미소니언」의 경우 자연사박물관과 「프리어」미술관에 각각 한국실이 따로 독립되어 있다. 자연사박물관의 한국실은 한국민속실이나 다름없다. 한복을 입은 부부가 역시 바지·저고리를 입은 어린이의 손을 붙잡고 안방에 들어서는 모습. 안방의 꾸밈새는 민속 그대로지만 어딘지 어설픈 분위기다.
그러나「프리어」미술관의 한국실은 청자「컬렉션」으로는 수준급이다. 우리 눈에도 익은 오로지 두개뿐인 청자신사봉화문표형주자(표형주자)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곳에 있다. 국내소장품은 물론 국보로 지정되었다. 다만 「프리어」의 이「컬렉션」은 뚜껑이 없고, 다소 산화한 흔적이 엿보여 국내 것보다 한격 떨어진다.
「스미소니언」박물관의 정식명칭은「스미소니언」협회(인스티튜선). 영국의 화학자이며 광물학자인 「제임즈·스미드슨」(1765∼l829)은 자신의 유산을 조카인「헨리·제임즈·헝거포드」에게 넘겨주며 이런 조건을 붙였었다. 「헝거포드」가 자손이 없이 죽거나 그의 자손이 유언없이, 모는 거세 이전에 죽으면 이 재산은 전부 미국에 기부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 유지는 「워싱턴」에 「스미소니어」협회라는 기구를 설립해 『민중의 지식증진과 보급을 위해 공헌한다』는 것이다. 1835년「헝거포드」는 자손없이 세상을 떠났다.
「스미드슨」의 유산을 정리해 금화로 만든 돈은 50만8천3백18「달러」 46「센트」. 여기에 「헝거포드」의 모친유산까지 합쳐 65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의회는 무려 10년동안이나 이 기부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결국 대통령·부통령·대법원장·각료로 위원회를 구성, 「스미소니언」협회를 발족시켰다. 초대회장은「프린스턴」대 전자학자 「조제프·헨리」. 지금도 그의 기념흉상이 이 협회에 놓여있다.
오늘의「스미소니언」은10여 개의 기구로 발전했다. 이 가운데는 국립박물관 (자연사박· 역사·기술박)·민족학부·천문물리학관측소·「프리어」미술관·국립항공박물관·국립미술관·국립동물원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또하나의 새로운 기구인 동양박물관이 신축될 예정이다. 그동안 「스미소니언」협회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돼지저금통」까지 수집해 갔었다.
이번 방미 길에 전대통령은 국민의 이름으로 이 동양박물관신축을 위한 기금의 일부를 기부했다. 동서문화의 이해 충진을 위해 크게 기여할 박물관임을 생각하면 우리는 뜻있는 선물을 미국에 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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