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시대에 산다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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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컴퓨터」는 진단 및 치료분야에서 인간수명 연장에 큰 공헌을 하고있다.
국내에도「컴퓨터」를 사용해 종합진단을 하는 병원이 있지만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단계.「컴퓨터」에 어떤 정보분석능력 (소프트웨어)을 넣어주느냐에 따라 이 기계는 수명의 예상에서부터 질병의 진단까지를 척척 해내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의 질병관리「센터」는 79년 「아틀랜타」시 공무원 1천4백 명에 대한 잔여 수명예상과 수명을 늘리는 방법제시실험을 통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컴퓨터」속에는「인디애나」주「메도디스트」병원에서 작성한전미국인의 통계적인 질병과 체중, 흡연과의 관계 등 방대한 기록을 넣어 주었다. 그 다음 실험대상자들이 체중·혈압·음주량 등 20여 가지의 질문 표에 대답을 적어 넣으면 「컴퓨터」는 미리 넣어준 자료를 토대로 이 사람이 앞으로 살 수 있는 잔여수명과 그 수명을 늘리기 위한 자세한 방법을 제시해 준다.
일본에서도 요즘「컴퓨터」진단이 유행하고 있다. 동경전기대의 「우에노」 (상야청수) 조교수는「컴퓨터」로 「류머티스」를 진단하는 질문 표를 고안, 1백40명의 환자를 통한 실험에서95%의 적중률을 보였다.
「지요다」 (천대전)생명보험회사는 어린이들의 발육상황을 「컴퓨터」로 진단하는「서비스」를 하고 있다. 2∼5세, 6∼8세, 9∼11세용으로 구분 된 질문표의 46개 문항에 자세한 내용을 적어보내면 어린이의 몸과 마음· 생활습관· 체력·운동능력·사회행동등 각 방면의 우수한 점, 보완해야할 점등이「컴퓨터」에 의해 제시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가정용「컴퓨터」가 보편화되면 웬만한 질문은 자가진단이 가능해진다.
어느 건강진단회사가 한국인의 체질과 습관·연령에 따른 여러 가지 질병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 회사에 가입하는 회원들이 가정에 단말장치를 갖고 있으면 언제나 가벼운 진단을 해보고 적절한 처방을 받을 수 있게된다.
「프랑스」의 「카디오 프랑스」라는 휴대용 심장「페이스·메이커」에 「컴퓨터」를 집어넣어 항상 심장의 운동과 혈류등이 자동 기록되는 기계를 시판하고있다. 여기에 기록된 자료를 분석용「컴퓨터」에 넣어주면 심장마비나 협심증의 가능성·혈압 관계 등의 이상을 사전에 발견, 예방 할 수 있어 위험에서 생명을 구해주게 된다.
「컴퓨터」와 진단용 기계와의 결합도 질병퇴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73년부터 실용화 된「컴퓨터」단층촬영장치 (CT스캐너)는 이미 우리 나라에도 10여대 가 있는데 종래 X선으로는 찾아낼 수 없었던 미세한 부분의 변화까지를 찾아낸다. 뇌일혈 환자의 출혈부위· 출혈량까지도 밝혀내 전에는 생각 할 수 없었던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를 수술로 치료 할 수 있게 했고, 1∼2㎜크기의 조직변화를 읽어내 암의 조기발견에도 한몫을 하고있다.
그러나 요즘 개발되고있는 양전자방사 단층촬영장치(PET스캐너) 는 CT 「스캐너」를 무색케 하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 양전자발생 화합물을 주사해 주고 PET로 뇌를 비춰보면 혈류량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생각의 변화까지도 읽을 수 있다.
어려운 계산과 쉬운 계산을 할 때의 차이, 어떤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옮겨 갈 때의 변화가 나타난다.
이런 연구가 진전되면 인간의 지식흡수와 희노애락에 따른 뇌의 변화를 공식화 할 수 있어, 철학·심리학·정신분석학 등에서 풀지 못한 정신세계의 문제까지도 어느 정도 해결해줄 가능성이 있다.
PET 이외에도 초음파 진단장치, 체내의 수소변화를 추적해 진단을 할 수 있는 핵자기공 오 장치 등이 인간의 장수를 돕고 있다. <최정민 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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