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사회·인문·경영·공대·약대 등|인기계열 거의 정원 미달|전기 명문대 면접 포기자 예상외로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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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국 전기 대학 가운데 명문 대학·인기 계열 또는 학과일수록 면접 고사 결시율이 높아져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으며 비 명문·비 인기 계열일수록 실질 경쟁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별로 면접 시험이 일제히 실시된 26일 상오 많은 수험생들이 지나친 눈치 작전 끝에 안전 위주로 한 단계 낮춰 최종 진로를 결정, 위험 부담이 많은 명문대 학 또는 인기 계열의 면접을 포기한 때문이다.
서울대의 경우 대부분의 학과·계열이 정원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려대·연세대·이대 등도 비슷한 현상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면접 때 제2지망 학과나 계열을 기록하도록 해 미달 사태를 될수록 줄이려 하는 한편 추가 모집 방안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대>
25일 현재 모집 계열·학과별 미달 상황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학과·계열이 정원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치의예과 면접 고사장의 경우 1백20명 좌석에 23명만이 출석, 면접 고사에 응하는 등 전체적으로 평균 결시율 5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은 이 바람에 당초 방침과는 달리 미달 학과의 경우는 수험생들의 면접 고사장 입실과 동시에 전원 합격시키기로 했다.
서울대 김진운 교무처장은 이 같이 미달 학과가 예상외로 많이 발생한데 대해 ▲근본적인 제도상의 문제 ▲졸업 정원제 실시에 따른 압박감 ▲후기 대학이 줄어든 점 ▲남자의 경우 징집 연령 인하로 재수가 힘들어진 점 등의 변수 때문에 학생들이 모험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예시 성적 및 복수 지원자 현황 등 사전에 공개한 참고 자료를 수험생들이 안전 선택 자료로 선택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예시 성적 사전 공개는 이같이 미달 사태를 초래하는 촉진제가 됐다고 말했다.
26일 하오 3시 현재 밝혀진 계열·학과별 미달 상황은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정원)
▲인문대 (676)=508명 지원·168명 미달 (졸업 정원 520명에도 미달) ▲사회대 (735)=625명 지원·110명 미달 ▲자연계 (546) =438명 지원·108명 미달 ▲경영대 (293)=214명 지원·79명 미달 (졸업 정원 250명에도 미달) ▲공대 (939)=812명 지원·127명 미달 ▲법대 (364)=344명 지원·20명 미달 ▲약대 (104) =69명 지원·35명 미달 (졸업 정원 80명에도 미달)

<연세대>
25개 과·계열 가운데 14개과·계열이 정원에 미달됐으며 전체적으로도 모집 인원에 비해 7백39명이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측은 당초 1만2천9백5명이 원서를 접수했으나 많은 학생이 결시했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과·계열별 미달 상황과 대책은 문교부와 협의, 추후 발표키로 했다.

<고려대>
모집 정원 4천6백90명 (조치원 분교 제외)에 당초 1만4천3백11명이 지원했으나 면접 당일 68·2%인 9천6백97명이 결시, 정원에 1백66명이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
모집 인원 4천4백70명에 당초 9천1백63명이 원서를 냈으나 26일 면접 때엔 5천1백35명만 응시, 43·9%의 결시율을 보였으며 특히 인문계는 모집 인원 63명에 5백10명만 응시, 1백53명이 정원에 미달했다.
학교측은 임시조치로 인문계에 대해 동일 계열 (예시 인문계 합격자) 응시자들의 제2지망을 받아 충원하는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숙대>
접수 마감일 6·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숙명여대는 26일 엄청난 학생들이 결시, 평균 1·4대 1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숙대는 예·체능계를 제외한 모집 정원 1천4백50명에 5천7백45명이 원서를 접수, 평균 6· 4대 1이었으나 면접이 실시된 26일 모두 1천7백82명만이 응시, 실제 경쟁률은 1·4대 1로 낮아졌다.
또 영문과는 15명, 가정과는 10명, 제약학과는 3명이 정원에 미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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