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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작은 제1야당 「화합의 잔치」 유례없이 조용하고 차분|민한당이 출범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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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7일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열린 민주한국당의 창당대회는 야당사상 유례없이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진햅됐다. 상오10시10분 유치송창당준비위원장이 입장하자 유한열총무위원장이 개회선언을 했다. 이어 당가가 녹음연주되는 가운데 통대대의원출신 심혜섭대의원(동대문)이 당기를, 공화당출신 김정우대의원(부산진)이 받침대를 들고 들어와 유치송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유위원장이 당기를 흔들자 박수가 쏟아졌다. 성원(서석재·부산서)·경과(양재권) 보고가 있은 다음 고병현대의원(강서)의 동의로 김판술대의원을 임시의장으로 선출, 정식회의가 시작됐다.
분홍색 한복차림의 홍일점 황산성 서울시책의 제안으로 당헌이 채택됐고, 「인간의 존엄성이 역사창조의 원동역임을 믿는 우리는 거듭되는 시연속에서…」로 시작되는 창당선언문도 채택 됐다.
이어 김준섭대의원(춘천)이 전당대회의장으로 선출됐으며 목요상대의원(대구동)이 『유치송창당준비위원장을 우리당의 총재로 모실것을 동의한다』고 하자 열렬한 박수가 터져나와만장일치로 의결.
두손을 높이들어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한 유치송총재는 특유의 가라앉은 목소리로 당대표취임사를 했다.
이어 정강정책(이의영), 결의문(이태식·의령-협천), 국민에게 보내는「메시지」(서정원·관악) 등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1시간30분만에 상오의 창당대회가 모두 끝났다.
○…창당대회후 20분간의 휴회만 거쳐 바로 대통령후보 지명대회가 속개됐다.
김은하부총재가 『당총재와 대통령후보를 단일화하여 일치된 힘을 보이자』며 유치송총재를 대통령후보로 추대할것을 제안하자 다시 만장일치의 박수로 의결.
「대권에의 도전자」가 된 유치송후보는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준비한 후보지명수락연설문을 낮은 「톤」으로, 그러나 힘있게 읽어내려 갔고 20여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유후보 부인 안태경여사는 아들 호씨(27)와 현방양(25)과 함께 2층방청석에서 수락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만세삼창에 이은 유한열대의원의 폐회선언으로 비교적 열기가 없은 이날의 대회는 모두 막을 내렸다.
○…창당대회에는 대의원4백6명중 4백2명과 방청객 6백여명만이 참석했을뿐 평소의 관례를 깨고 정계 원로·주한외교사절등 외부인사는 일체 초청되지 않았다. 대회준비를 맡은 유한열총무위원장은 『때가 때인지라 조용히 치르기위해 초청장을 내지않았다』며 『미대사관은 다섯차례나 참석희망을 전해왔으나 사절했다』고 말했다.
그때문인지 단상에는 유치송위원장, 김은하부위원장과 김판술임시의장, 김준섭전당대회의장, 윤택중고문과 이태구 유옥우 정운근씨등 소수만이 앉았다.
또 사회와 대통령후보추천을 제외한 발언·제안·선언문낭독등을 모두 신인들이 맡아 눈길을 끌었다.
○…대회준비위는 대회장 사용이 16일밤 이후에나 가능하게돼 내부장식등을 하느라 밤을 새웠다.
준비위는 「컬러」 방영을 감안, 대회현판·표어등을 홍·청·황색등 원색으로 하고 단상 전면에는 소형당기 34개를 꽂아장식. 한국국민당과 민사당에서 축하화분을 보내왔다.
창당선언문·결의문·총재취임사가 적힌 안내문 2만장을 찍어 도시락·기념「타월」과 함께 배포됐고 당가는 새가사에 구신민당가의 곡을 편곡해 취입, 사용했다.
준비관계자는 소요경비가 1천1백만원이라고 밝혔는데 각지구당위원장의 성금50만원으로 충당했다.<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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