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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한국당 창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표방하고 비판의 중요성을 역세해온 민주한국당의 창당을 우리는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이나라의 민주정치확립에 굳건한 한 지주가 돼주기를 기대해 마지 앉는다.
아울러 당총재겸 대통령후보로 뽑힌 유치송씨에게도 축하의 뜻을 보낸다.
정권담당이 정당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이상 민한당이 대통령후보를 지명한 것은 당연한 일이며, 따라서 장차 민한당이 여당이 될지 야당이 될지는 월여후로 예견되는 선거결과로만 판가름날 것이다.
그러나 동당일부의 발언을 보거나 일반적인 인가에서 볼때 민한당은 원내 제1야당의 위치 확보를 1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지않나 여겨지고 동당의 태세 또한 그런 것으로 믿어진다. 또 당의 인적구성이나 창당선언·발기선언등의 내용을 봐도 민한당은 야당적 체질을 풍긴다고 말할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당연히 주목해야할 점은 새로 창당된 민한당이 과거의 야당과는 어떻게 다르며, 새로운 시대흐름과 관련하여 과연 어떤 정당상을 보여줄 것인가에 있다.
흔히 구야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고질적인 당내파쟁과 전근대적인 당운영, 정책의 빈곤, 야당성의 미흡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해 왔다. 민한당은 과연 이같은 구내의 지적에서 예외이며 앞으로도 예외일수 있는가. 이것이 이제 막 공식출범한 민한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수 없다.
과거 야당이 안고있은 문제점이 야당 자체 보다는 외부요인으로 더 잘설명될 수 있다는 논리도 있을 수 있으나 30여년 헌정사의 쓰라린 좌절에는 야당 역시 책임의 일단을 벗어날 길이 없다. 정작 중요한 시기에 단합하지 못했거나 방향을 그르쳤거나 소국에 집착한 일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민한당은 이런 야당사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하며 다시는 그와 같은일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방향·태세·노력이 스스로가 국민에게 말해온 그대로 설정되고 경주돼야하는 것이다. 또 당간부나 당원들의 자세 역시 이래야만 할것이다.
여당이 될 기회가 없어 야당을 한다거나 공천만을 좆아 야당에 몸담았다면 국민을 설득할 논리가 설수없다. 민한당은 민한당다운 독자성을 가져야하며 민한당원은 딴당이 아닌 민한당을 택한 까닭을 가져야 하고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와 같은 독자성을 갖지 못한다면 유독 민한당이라하여 더 국민의 지지를 호소할 근거가 상실되는 것이다.
우리는 민한당이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전제나 확신을 갖고 이런 요청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요청을 민한당이 충족하면 할수록 더 강하고 더 신뢰받는 정당, 더 건전한 정당이 될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민한당이 기본이념으로 내세우는 자유와 민주주의야 말로 온국민의 무한한 동경과 염원의 대상이며, 그런점에서 민한당의 출범은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를 크게하는 것이다.
또 비판의 필요성에 대한 민한당의 역설 역시 제5공화국 정계에서 비판이 과연 어떤 수준, 어떤 형태로 제기되고 처리될까를 생각하는 많은 국민들의 시선을 모으는 것이다.
우리는 민한당이 스스로 유언무언으로 한 대국민 약속과 국민 여망에 따라 건전정당의 큰 길을 활기있게 걸어갈 것을 기대하면서 동당의 창당을 다시한번 축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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