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호경기 난방용품 날개돋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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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가정에서의 석유·전기·연탄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혹한 때문에 석탄수송이 어려워 정부가 긴급대책을 세우고 있다. 혹한이 좀처럼 수그려들지 않자 석유와 연탄난로 수요가 늘고 내의와「스케이트」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추위 속에 열띤 경기를 보이고 있다.
정초 첫 공휴일이었던 1일 전국의 시간 당 평균 전력사용량은 3백16만kw로 작년 같은 때보다 16만kw나 늘어났으며 2일과 3일에도 작년보다 10만kw이상의 높은 전력소비량을 보였다.
전국 산업체가 대부분 휴무에 들어갔기 때문에 전체 소비량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가정부문의 전력 사용량은 증가한 것이다.
작년 12월 초순 첫 추위에도 하루 50만「배럴」씩 출하되던 석유류는 강추위가 덮친 12월30일과 31일에 각각 59만, 60만「배럴」씩 판매되었으며 연초 휴무기간에는 하루 50여만「배렬」씩 출하되었다. 그러나 5일에는 다시 55만「배럴」로 치솟았다.
특히 난방용 연료인 등유는 정초용으로 12월30일과 31일에 각각4만9천「배럴」씩 출하돼 보통 때보다 2만1천「배럴」이나 높은 수요를 보였으며 수송이 원활해진 6일부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4일 전국 석탄 수송량은 9백50량으로 예장량보다 2백50량이 줄어들었다.
충남 영세 탄광이 몰려있는 지역에 적재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꽁꽁 얼어붙은 석탄을 싣기가 어렵고 강원도 일부지역에서는 폭설로 수송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동력자원부는 5일 서울시와 철도청 등 관계부서와 긴급 석탄수송 대책회의를 열고 석탄수송 원활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으며 관계자들을 탄광에 보내 석탄생산과 수송을 독려하고 있다. 전국 석탄 생산람은 하루5만3천t으로 정상이다.
혹한이 1주일째 계속되면서 백화점과 청계천 상가 등에서는 석유·연탄난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연탄 4개를 쓸 수 있는 난로는 1만7천원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석유난로의 경우 3만8천원 하는 반사형「모델」이 주로 팔리고 있다. 작년 12월 중순 하루 평균 4대 정도 팔리던 것이 정초에는 12대에서 많이 는 15대까지 나가고 있다.
그동안 수요가 떨어졌던 내의는 이번 추위에 가장 큰 재미를 보았다.
내의를 입지 않던 젊은이들이 4천3백∼5천3백원 하는 내의를 주로 사가고 있으며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에서는 내의류를「리어카」에 싣고「덤핑」하는 업체도 있다. 노인들은 특히 따스한 모 내의를 고르는 경향이 있는데 2만6천원 하는 모 내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얼어붙은 경기속에서 업자들은 오랜만에 함박 웃음을 띠고 있다.
추위와 합께 재미를 보고 있는 업종은「스케이트」.
서울 운동장부근「스케이트」상가에서는 1만8천원 하는「롱·스케이트」가 하루 15∼20개씩 판매되고 있으며 태능「스케이트」장이나 동대문 실내「스케이트」장에는 하루 5백∼7백명의 어린이들이 몰렸다. 그러나「스케이트」장 측에서는 날씨가 너무 추워 야외 논바닥에 임시로 설치된「스케이트」장에 오히려 손님들을 빼앗겨 예년보다 잠사가 안 된다고 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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