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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교황 축복 메시지 주목 "바티칸과 관계 개선 좋은 신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15일 관영 영어신문 차이나데일리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중국은 바티칸과의 관계 개선에 시종일관 성의를 갖고 있고 계속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중국은 교황의 메시지에 주목한다. 바티칸과 건설적 대화를 하고 관계 개선 과정을 밟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 영공을 통과하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중국인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보낸 데 답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도 교황의 메시지가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 개선을 위한 좋은 신호”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중국 외교부 공식 성명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나온 것은 아니다. 중국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 인민일보·CCTV는 15일 현재까지 교황 축복 관련 뉴스를 보도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사실상의 보도 금지 조치가 내려져 중국 대다수 국민이 교황 방한에 대해 모르도록 했다”고 전했다. AP는 또 중국이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희망한 중국인들의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 “바티칸과 중국 관계엔 장애물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중국은 교황청이 1951년 대만 정부를 공식 인정한 이후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물질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 AP통신은 “(한국은) 아시아 경제 강국이면서 금전적 부유함이 성공의 척도인 곳”이라며 “교황의 물질 만능주의 경계 메시지는 한국인을 설득하긴 힘들 것(tough sell)”이라고도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은) 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로 성장했으나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심각한 불평등 문제를 안고 있는 곳”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한국은 경쟁이 심하고 부유함을 과시하는 풍조가 있기에 과외와 성형수술이 붐이다”며 “교황이 이동수단으로 소형차를 선택한 검소함에 한국인들은 놀랐다”고 전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서울=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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