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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세모"로 「반짝경기」기대 무너져 울상 짓는 유흥업소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성탄·연말분위기가 예년에 없이 차분하다. 극소수 고급업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흥업소에는 해마다 「크리스머스·이브」와 연말을 전후해 「러시」를 이루던 각종모임들이 올해 따라 뜸해져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기업체들이 불경기로 망년회를 갖지 않는 데다 정화운동 등으로 불건전하고 낭비적인 유흥을 시민들이 스스로 자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국에서는 성탄과 연말을 맞아 유흥업소의 영업시간을 종전의 하오10시까지에서 자정까지 연장해 주었지만 업소들은 손님이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대중음식점은 예년에 비해 예약건수가 60%정도 줄었다.
서울 진관외동 B산장의 경우 예약된 망년회는 27일 1건뿐.
지난해만 해도 하루 2건 정도가 열렸던데 비하면 어처구니없는 불경기다.
예년 같으면 청소년들의 세모유흥비 마련을 의한 「1일 찻집」도 올해는 경찰의 단속으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대 앞 H다방은 26∼27일 이틀동안 1일 찻집 예약이 돼있었으나 마포경찰서의 종용으로 계획이 취소됐다. 대학졸업반 학생들이 「호텔」 등을 빌어 1인당 3만∼5만원 씩 들여 초 호화판 쌍쌍「파티」까지 겸하던 사은회도 교내학생회관 등으로 장소를 바꾸어 간소하게 열고있다.
서울 G「호텔」(마포구 공덕동)에서는 기업체에서 예약했던 송년「파티」10건이 22일을 전후해 취소되고, C「호텔」도 1백∼3백명 규모의 기업체 망년회 3건이 해약돼 세모경기를 망쳤다.
L사 사원 안경빈씨(33)는 『회사에서 「호텔」 등에서의 망년회를 금지해 회사 상사의 집에서 가족끼리 조촐히 지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도심 유명 「호텔」연회장과 「아파트」단지 양식점 등 고급업소는 「크리스머스·이브」부터 연말까지 90%이상 예약이 끝나는 등 예년의 경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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