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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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로보트」라면 영화『스타·워즈』의 주인공「아르투·디투」를 연상한다.「피카소」인물화의 얼굴을 한「로보트」가 뒤뚱뒤뚱 오가며, 쉰 목소리로 지껄여 대는 것이다.
요즘 선진공업국에선 바로 그『로보트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유수의 대 공장들은 앞을 다투어 「로보트」기능공(?)을 고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동차공장·전자공장·핵무기공장 등에서 용접이나 조립 등 갖가지 일들을 해낸다. 근저미주간지『타임』에 따르면 현재 세계의 유명공장들엔 무려 1만 수천 개의 「로보트」가 고용(?)되어 있다. 미국에만 3천대. 설치비는 GE특허품의 경우 11만「달러」정도이며, 종류에 따라 그 값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미국의 한 자동차공장은 이「로보트」를 설치하고 나서 노동인력을 4분의1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어느 중소기업에선 「로보트」가 인력을 대신하고 나서 생산비의 80%를 절감할 수 있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로보트」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제조되기 시작한 것은 벌써 오래된 일이다. 최대의 「로보트」회사인 미국「유니메이션」사는 1959년부터, 「로보트」를 개발했었다. 이 회사는 17년만인 1975년부터 흑자를 기록, 이젠 유망산업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4천2백만「달리」. 미국 증권가의 예측으로는 90년대에 이르면 20억 내지 40억 「달러」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한다. 연평균성장률 35%.
「로보트」기능공의 강점은 24시간 근무가 가능한 것이다. 인사관리·쟁의·후생 등의 문제도 없다. 품질관리에 있어서도「제로·디펙트」(무결함)을 기록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의 한, 진공청소기 제조회사는 수백 명의 인력을 불과 8대의「로보트」로 대차했다. 인력의 축소는 물론이며 공장의 「스페이스」마저 줄어들어 다각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더구나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기억장치가 정교하게 작용해「로보트」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층 많아졌다. 언젠가는 공장이 온통「로보트」로 들어차는 날이 올 것도 같다. 벌써 한학자는 영국의 제1차 산업혁명 이후 인류사상 최대의 산업혁명기를 맞고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
이런「로보트」시대를 연출시킨 것은 세계적인「스태그플레이션」이었다. 나라마다 제품의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안되었다. 특히 미국과 같은 나라는 일본에 비해 생산성의 상승률이 7분의1밖에 안 된다. 상대적으로 인건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로보트」는 바로 그런 문제들에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일부 유명공장들도「로보트」를 설치한 경우들이 있다.「로보트혁명」은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경제불황과 같은 역경이 오히려 기술혁신의 「모티브」가 된 일이다. 인류에겐 그래도 「판도라」상자 속의 희망만은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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