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전이성 병은 약물요법이 이상적|김례회<경제의대·내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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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암세포는 현관 또는 임파 관등을 통하여 다른 장기에 옮겨가 증식을 계속하여 그 기능을 파괴하는 소위 전이성이 있다. 이러한 암세포의 특성 때문에 위암·유암·폐암 등에서 암이 발생한 장기를 몽땅 절제해도 수술하기 전에 이미 전이한 암세포가 계속 분열 증식하여 재발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방사선치료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국소적인 치료방법이며 또한 많은 암세포는 방사선에 예민하지 못하다.
따라서 암을 치료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미 전이하여 전신에 퍼져 있는 미세한 병 소까지도 제거할 수 있는 전신요법인 약물요법이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약물요법에는 화학요법과「호르몬」제를 사용하는 내분비요법이 있다.
흔히 특효약이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지만 특효약이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9만종 이상이나 되는 물질의 항암 효과를 시험해 보았으나 그중 약 30여종만이 효능이 인정되어 암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이들 항암제의 개발로 악성 융모성 질환·급성 임파 구성 백혈병·「호지킨」병·임파종을 위시한 10여종의 암을 근치 하는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리한국인에 발생빈도가 제일 높은 위암은 조기발견이 어려워 수술해도 재발 율이 높고, 또 약물요법에도 잘 듣지 않는 난치의 병으로 알려져 왔으나 지난 수년간 꾸준한 연구로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어 항 암 화학요법에 서광이 보이고 있다.
항암제의 대부분은 세포의 분열증식에 필요한 핵산의 생성을 억제하므로 암 세포를 파괴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이 약들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입히며 그 중에서도 분열증식이 암세포 못지 않게 활발한 조혈세포·위장 관 내피세포 등에 영향을 주어 빈혈·구역·구토·설사·위장 관 장해증상 및 탈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따라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약이나 독성 부작용을 줄이는 치료제의 개발이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백혈병·유방암·융모 성 질환에 유효한「메토트렉세이트」라는 항암제에는 독성부작용을 상쇄하는 해독제가 개발되어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다.
근래에는 항암제를 사용할 때 한가지 약을 투여하기보다는 3∼4가지를 동시에 투여하는 다제병용 요법이 많이 쓰인다.
유방암이나 임파종의 경우 유효한 항암제가 많은데 단독요법은 약 3분의1의 환자에서만 유효하나 3∼4가지 약물을 병용하면 3분의2이상의 환자에서 효과가 있다.
또 근래에는 수술로 암을 제거한 후 미처 제거되지 못한 전이된 암 병 소를 파괴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약물요법을 추가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어 유방암을 위시한 몇몇 종양 근 치에 효과를 보고 있다.
또 위암에도 효과적인 항암 치료제가 개발된 이상 수술 후 재발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선택, 약물요법을 추가하면 완치 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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