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간첩침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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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 간첩대책본부는 지난1일 남해 도에 침투한 무장간첩 3명중 2명을 사살하고 나머지 1명을 추격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같은 시간 미 조리 부근 해상에서는 이들을 침투시킨 뒤 도주하던 간첩선을 교전 끝에 격침시켰다는 소식도 아울러 전해졌다.
이번 무장공비 침투는 올 들어 7번째의 북괴도발이며 지난번 횡간도 침투사건이 일어 난지 한 달도 채 못돼 일어난 것이란 점에서 특별히 주목된다.
이 공비침투 다발현상은 북괴가 공공연한 폭력적화를 본격적으로 추구·실천하고 있다는 탄 총화가 되며 80년대 북괴 대남 전략의 주안점이 무엇인가를 알게 하는 하나의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겠다.
북괴는 지난 6차 당 대회를 계기로 김정일 승계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는데 이에 부 수해서 당 정치 국 인원의 17%와 중앙위원회 인원의 31%를 전부 군인으로 메우는 작태를 보였다.
중공의 임표 시대를 제외하고는 세계공산국가의 그 어느 당도 정치국내에 이처럼 많은 군인을 일시에 포함한 사례는 흔치 않으며, 이것은 결국 북괴 내에 강경 군부의 뒷받침을 받는 젊은 김정일 세대가 대거 부상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하겠다.
북괴는 이와 같은 권력구조상의 변동과 함께 대남 전략담당요원들을 이례적으로 승진·발탁했으며 대남 폭력적화구도 자체도 한층 더 강화했다. 김일성이 당 대회에서 밝힌 이른바「고려연방제」란 사기 극부터가 우선 폭력적화의 논리를 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담은 것이다.
김의 소위「연방 안」은 대외적으로는 마치 비동맹노선인양 외국인의 눈을 기만하면서 대내적으로는 남한을 일종의 지역혁명대상으로 간주하여 문자 그대로「연공 합작」형태의 적화통일을 도식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궤변 하에서라면 미국은 한국에서 손을 떼고 남한에서는 친 공 폭력혁명을 일으켜 그것과 북괴가 합작하여 공산통일을 완결 짓는다는 순서가 상정돼 있는 것이다.
양식 있는 사람이 듣기엔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한낱 광인의 헛소리로밖엔 들리지 않지만 문제는 북괴가 바로 그런 허무맹랑한 광 념을 기어코 실현하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광분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우리 국민이 공산주의를 극도로 혐오하고 막강한 백만 국군이 철통같은 방어태세를 굳히고 있는데도 계속 공비를 남파시키고 간첩을 내려보내는 까닭이 바로 그런 망 집에서 비롯하는 것이며 김정일 체제의 구축을 계기로 그것은 더욱 격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련의 공비침투 다발증상은 어쩌면 호전적 김정일「그룹」의 본격적인 대남 공작 강화 책의 한 표현일 것으로도 짐작되며, 우리 내정상의 큰 변동기롤 틈탄 저들의 교란책동의 일관일 것이라 관측되는 것이다.
그러나 북괴가 공비를 남파시켜 만행을 기도하면 할수록 우리의 반공의식은 더욱 더 높아질 뿐이며 우리 군·관·민의 일사불란한 대공방어 태세와 단결력은 북괴의 여하한 동족상잔 획책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자신의 투철한 경각심과 국민적 화합, 그리고 공고한 동맹관계의 지속적인 구축에서만 완벽히 실천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상기해야만 하겠다. 침투한 공비를 신속히 발견하여 이를 단시간 내에 섬멸해 버린 우리 군·경 장병들의 노고에 신뢰와 치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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