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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한국국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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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철·양찬우·김용호·고재필씨 등 구 여권간부들이 추진해 온「한국국민당」(약칭 국민당)은 3일 발기선언을 한데이어 오는 6일 발기인총회를 갖는다.
국민당은 창당준비과정에서 5선의 김종철씨, 4선의 양찬우·김용호씨「트리오」가 공화·유정회 소속 10대의원 중 정치규제에서 해금된 전 의원을 광범하게 접촉해 발기준비위원을 규합했다.
첫 발기준비위원 18명의 연고선거구를 보면 ▲고재필=담양-곡성 ▲김영광=평택-용인 ▲김영병=양산-김해 ▲김용호=원주-홍천 ▲김유복=서울 성동 ▲김종철=천안-아산 ▲김종하=창원 ▲김한선=김천-금릉 ▲신광순=경산-달성 ▲양찬우=부산 동래 ▲윤여훈=공주-논산 ▲윤인식=함평-영광 ▲이만섭=대구중구 ▲이종근=충주-중원 ▲이후섭=대덕-연기 ▲이호종=고창-부안 ▲전부일=전남광주 ▲정희섭=서울관악인데 이들 중 몇몇 사람은 지역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 같다. 고재필 전 보사장관이 만일 지역구를 택한다면 민주한국 당 소속의 고재청 입법의원과 경합이 되는데 이들은 같은 집안이다.
18명이 거의 모두가 10대의원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민한당이 17명의 10대의원만으로 처음 발기했던 것과 숫자가 비슷하지만「컬러」에 있어 구 여당이란점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투영될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당초 15명으로 창당발기를 선언키로 했다가 추가 규합키 위해 10대 유정회 소속 전정구씨(장수·변호사), 조현상씨(함양·공화 중앙 위 부의장)등과도 접촉했다.
6일의 발기인총회를 앞두고 김종철(위원장), 고재필 김용호 양찬우 윤인식 이만섭 이종근씨로 구성된 7인위는 50명 가량의 발기인을 선정하기 위해 구 여권인사들을 상대로 맹렬한 포섭작전을 벌이고 있다.
10대의원가운데 구 공화당의 김상석(의령-함안-협천)·김재홍(부산 남구)·노인환(산청-함양-거창)·손승덕(춘천-춘성)·장승태(영월-평창)·한갑수(광산-나주)씨 등 이 이미 발기인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고 구 유정회 소속 전 의원 중에서도 김용호·남재한·박준규·신철균·장기선·정병학·조일제씨 등 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져 구 여권의 10대의원은 30여명에 이른다.
이밖에 구 유정회의 갈봉근·김영수·이정식씨 에게도 동승을 권유하고 있으나 본인들이 아직 분명한 태도를 안 밝혀 참여여부는 확실치 않다.
구 여당이 이처럼 풍부한(?)인적자원을 갖고 있으면서 10대의원만으로 발기준비위원을 선정한 것은 구 야당에서 나온 민주한국 당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로 보인다.
국민당은 구 공화당의 조직실무를 담당했던 김한선씨 외에 강기필씨(전 공화당의장 보좌역)·김종학씨(전 공화당 조직부차장)등을 끌어들이기로 원칙을 정한 것 같다.
전직의원·각 공화당 사무요원 말고도 20여명의 각계각층 인사를 영입해 발기인을 선보이기 위해 1일 문을 연 국민당의 임시사무실인 덕수궁 옆 제일화재「빌딩」303호실은 잇단 모임으로 부산하기만 하다. 이곳은 김종철씨의 개인사무실로 방이 3개가 있다. 국민당 추진인사들은 지난11월25일 정치활동규제 해금 자 명단이 공고되면서 은밀하게 시내 P「호텔」과 주로 홍제동의 김종철씨 자택 안방에서 발기준비위원선정·당명 등을 논의해 왔다.
지난1일 김씨 자택에서 있은 추진인사모임에서 당명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고 관계자는 설명.
약칭을 처음에「재건 당」으로 할 것이냐,「국민당」으로 할 것이냐 로 논의 하다가「민주」를 포함시키느냐는 문제로 다시 논란이 됐다는 것.
일부에선「민주국민당」으로 하자는 의견을 냈으나 잘못 약칭을 부르게 되면 과거의「민국당」으로 불리기 쉬우니까 국민에게 뿌리를 박고 친근감을 주기 위해 약칭「국민당」에 공식당명「한국국민당」으로 낙착이 되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국민당의 발기취지문은 한갑수씨가 기초했고 이만섭·신광순씨가 손질을 가해서 완성시켰다.
여기에는 김영병 전 의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당은 분명 새 정치질서 후 새로 생기는 정당이지만 그 인적구성이나 정강정책을 볼 때 구 공화당의 그것과 큰 차가 없다는데 특징이 있다.
이만섭·한갑수씨 등은 구 공화당의 재건정신으로 모여 창당을 선언할 것이라고 실토했다.
그러나 진로와 방향에 대해서는「친 여당」이 아니고 정책정당으로 키워 시시비비주의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데 인색하거나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60년대의 개발, 70년대의 성장을 이룩한 국민적 역량을 복지로 이을 수 있도록 정책과 이념의 정당, 국민의 전당으로 승화시키겠다 고도 입을 모았다.
김용호씨는『구 공화당이 지난 18년 동안 조국근대화·자립경제를 추진했으나 아직 매듭을 짓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으며 김종하 임시대변인은『정책정당으로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말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유정회 쪽보다 공화당 출신들이 훨씬 더 향수에 젖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민당에 역대의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선거유경험자들이 많다는 뜻이며 특히 선거구가 종전과 비슷하게 될 때 이들의 의회진출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이것을 두고 정치적「프리미엄」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공화당 재건정신이라 하더라도 국민들 속에 얼마만큼 뿌리를 내릴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이들이 복고주의로 흐를 때 지난18년간의 장기집권에 대한 공과시비가 일 것이고 이것이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리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당은 공화당이나 유정회에 관계하지 많았던 사람을 찾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종하 임시대변인의 얘기다.
국민당은 지역구조직책 선정과정에서 이런 신인을 발탁한다는 입장인데 민주국민당에 기웃거렸던 여당지향인 ????????인 많이 흡수하게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정치지망생을 민정당이 1차 걸렸다고 하더라도 대학입학시험처럼 더러 고교성적이 좋은 낙방 생이 있을 수 있어 이들에게 눈독을 드릴 것이 확실하다. <이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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