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양요는 미국의 침략전쟁"|국학연구발표회서 김원모 교수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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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역사상 한미간의 최초의 군사충돌이었던 1871년의 신미양요(미군의 강화도 내우)를「한미전쟁」이라 규정하고「침략전쟁」이라고 주장하는 학설이 나와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에 있은 국학연구발표회 (연세대국학연구원 주최)에서『로저즈함대의 내침과 어재연의 항전 (1871)』을 주제로 발표한 김원모교수 (단국대·역사학)는 논문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당시 미군의 강화도 상륙작전을 둘러싸고 단순한 충돌사건으로 보는 측과 전쟁으로 간주하는 측의 두 가지 견해로 갈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전자의 주장은 조선이 청의 조공국이며 따라서 종주국인 청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지 않은 싸움이기 때문에 전쟁으로 볼 수 없다는 소수학자(「케이블」등) 의 입장인 반면, 후자의 견해는 『뉴욕타임즈』『미국사대사전』올 비롯하여 미국학자들 대부분이 한미전쟁이라고 정의를 내리듯 엄연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전쟁평가에도 한미간엔 상반된 주장이 대립되고 있다. 미국측은 전쟁직후 아시아함대 사령관「로저즈」제독이 내린「전승축하훈령」에서 처럼 빛나는 전승을 거두었다는 점과 조선에 충분한 응징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측은 미함의 내침을 가리켜「흉적창궐」「양추도량」「미병둔거」등의 표현을 써서 아시아함대의 철수를 패퇴라 주장하며, 철저하게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교수는 1871년의 아시아함대 내침이「침략전쟁」인 점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라고 주장한다. 즉 ⓛ중무장한 재병선이 조선정부로부터 정식허가를 받지 않고 강화해협으로 들어와 탐측활동을 벌인 것은 주권침해요 영토침략행위이다. ②역사적으로 볼때 강화해협은 조선의 국방·안보상 가장 중요한 관문인데,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이 해협을 통과하여 수도 서울까지 항행해서 조선당국과 입약을 위한 협상을 강행하려한 것이다. ③「손돌목포격사건」후 조선당국의 전통적인 화해제스처를 거부하고 강경한 포함책략 일변도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④미국은 강화도에서의 수륙양면강륙작전을 감행했고, 점거한 성채에서「수」자기를 내리고 성조기를 게양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정복·지배해서 영토분할이나 식민지화를 위한 침략전쟁이 아니라 오로지 포함책략에 의해 조선을 굴복시켜 문호를 개방시키려는 침락전쟁이었다는 점에서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전쟁과 다르다고 김교수는 덧붙였다.<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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