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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은 하나' 한마음 잇는 450㎞ 도민 종주단 140명 대장정 끝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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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충북종단에 참가한 박부근(66·왼쪽)씨와 김지성(13)군이 종주를 마치고 12일 청주시 밀레니엄타운에서 만났다. [사진 충북도]

12일 오후 3시 충북 청주시 밀레니엄타운 광장. 땀 범벅이 된 중학생과 대학생·노인·주부 등 배낭을 맨 140여 명의 사람들이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라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일부 학생들은 신발을 벗고 물집 잡힌 발을 주물렀다.

 지난 7일 충북 영동군 노근리 평화공원과 단양군 고은골 자연학습장에서 각각 출발한 충북종주단이 5박 6일간 450㎞를 걸어 청주에서 만났다. 충북은 예부터 ‘단양 사람과 영동 사람은 사돈을 맺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북의 왕래가 없다. 동북부 지역의 산세가 험한 탓도 있지만 단양과 영동을 잇는 직선도로가 없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더라도 한참을 우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서적 괴리감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충북종단 대장정이 폭염과 악천후를 이겨내고 마무리됐다.

 올해는 ‘만남과 소통! 우리는 하나!’라는 주제로 2개팀으로 나눠 남북에서 각각 출발했다. 남부종주단은 영동 노근리평화공원~옥천 정지용 생가~보은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괴산 산막이옛길~증평 민속체험박물관 등을 거치며 역사유적지 등을 탐방했다. 북부종주단은 단양 도담삼봉~제천 의림지~충주 탐금대~음성 반기문평화랜드~진천 농다리 등을 거쳤다. 종주단이 각 지역을 지날 때마다 시·군별로 1800여 명의 주민이 함께 걸으며 힘을 보탰다.

 종주단 최고령 참가자 박부근(66·청주시 봉명동)씨는 “평생을 충북에서 살았지만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과 명승지가 있는 줄 몰랐다” 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지성(13·괴산연풍중 1)군은 “한국전쟁 당시 양민 학살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노근리 철교를 지나고 기념관에 들렀을 때 마음이 숙연해졌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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