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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광화문 천막 철수 안 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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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할 서울 서소문 순교자 현양탑.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준비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12일 “세월호 유족들은 시복식 때 광화문에 설치된 농성천막을 치울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우리 행사 때문에 그분들이 쫓겨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눈물 흘리는 사람을 내쫓고 예수님 사랑의 성사인 미사를 올릴 수는 없다. 다만 장소가 한정돼 있어 시복식 때 최소한의 세월호 유가족이 남아 있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LED 전광판 등을 설치할 때는 자리를 비켜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식(諡福式·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하는 의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시복식 행사 때 폭우나 폭염은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 시복식 당일 날씨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수십만 명의 인파가 새벽부터 오후까지 장시간 참석하는 야외행사인데다 고령 참가자도 많아 날씨에 따라서는 탈수·탈진 등 응급환자가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중기예보(10일간 예보)를 통해 “16일 서울은 구름이 끼겠지만 대체로 맑겠고, 기온은 23~30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일까지 예보가 바뀔 여지가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기상청은 지난 6일부터 행사일인 16일의 날씨를 하루 두 차례씩 예보하고 있으나 일주일 사이에 벌써 네 차례나 변경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시복식 행사 때 현장 응급의료소를 27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의사·간호사·구급대원이 각 1명 이상씩 배치돼 응급환자 처치를 돕는다. 15~17일 대전·충남 일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하는 행사에도 응급의료소 7~9곳을 운영한다. 고령(만77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의료인력 30여 명이 24시간 지원한다.

  강찬수·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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