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호랑이는 민간신앙의 주인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 호랑이는 단군신화를 비롯, 우리 신화·전세·민담 속의 주인공이며 민화의 중요한 주제이고 또 민간 신앙의 대상이었다.
국립 민속 박물관(관장 김광언)은 22일 민속박물관 시청각 실에서『한국의 호랑이』를 주제로 학술 강연회를 갖는다.
미술사가 금김연씨는『민화에 보이는 호랑이』라는 발표에서 우리 민화에 호랑이가 소재로 취급된 예를 유형별로 구분, 첫째는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작호도로 정초에 방문이나 벽에 걸어 액운을 쫓는 방패로 삼았는데 이는 민간에서 행해지던 군사의식의 발로로 호랑이를 받들어 모신데서 나온 것으로 풀이했다.
다음이 산신도인데 백발 노인이 호랑이를 거느리고 있는 이 그림은 주로 절의 산신각에 봉안된 것으로, 이때 호랑이는 산신의 위력을 구체화하는 존재를 의미한다.『설화속의 호랑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는 최인학 교수(명지대)는 우리 신화에 나타난 호랑이 상을 대체로 네가지 형태로 구분했다.
첫째는 보은형으로 인간이 호랑이의 어려운 처지를 도와주고 호랑이가 그에 대해 보답하는 것, 둘째는 호식형으로 호랑이가 인간을 먹어 삼키는 것, 셋째는 우둔형으로 호랑이가 작은 동물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우화적 내용,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신형인데 인간이 호랑이가 되거나 아니면 호랑이가 인간으로 변하거나 하는 것들이다.
최 교수는『한국에 호랑이 담이 있는 대신. 서구에는 늑대담, 일본에는 여우담이 있다』 고 말하고 우리의 호랑이 담과 서구의 늑대담, 일본의 여우담을 서로 비교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