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호 선원들 가족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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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왕 6,7호가 납북 2백92일만인 12일 상오11시 모항인천항에 닻을 내렸다.
11일 낮12시50분쯤 백령도 서쭉 6「마일」해상에서 우리해군함정과 만난 해왕 6,7호는 22시간의 항진 끝에 12일 상오11시 인천항 팔미도묘박지에 도착한 것.
그러나 납북선원 24명 가운데 7호선장 김환용씨(44·부산시 초장동 3가89)는 피납당시 북괴의 충격으로 숨져 함께 돌아오지 못했다.
김선장은 홍어잡이 도중 북괴함정이 다가오자 선수를 남쪽으로 돌리려다 총격을 받았다고 선원들이 밝혔다.
해왕6호도 북괴의 무차별 기총사격으로 배 앞머리 등이 크게 부서졌고 기관고장이 난 채 그대로 돌아와 북괴의 비인도적인 처사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에 앞서 해왕6,7호는 11일 하오 2시부터 4시까지 대청도 근해에서 인원점검과 1차 검역을 받았다.
두 배를 점검한 해군관계자는 선원 23명은 피납 당시의 옷차림이었으나 지난 10개월의 북괴억류생활에 지친 듯 야위고 초췌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귀환선원들은 인천항에서 검역과 건강진단을 받은 뒤 인천시와 대한적십자사경기지사에서 마련한 옷으로 갈아입고 인천시 북성동에 있는 낙경여관에 투숙했다.
선원들은 귀환절차가 모두 끝나는 12일 하오6시쯤 가족들과 만나게 된다.

<선원가족 주변>
선원들이 북괴의 지루한 억류에서 풀려나 다시 자유대한의 품에 안기는 순간 인천연안부두일대는 가족 50여명이 몰려 다시만난 기쁨을 나눴다.
해왕 6호 선장 최석철씨(34)의 어머니 남정임씨(57) 는 『장남 최선장과 4남 석현씨(25) 등 두아들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기분』이라며『꿈만 같다. 두 아들이 살아왔으니 죽어도 한이 없다』고 목이 메었다.
선원 일부가족들은 비통에 젖은 김선장의 부인 이해임씨 (43)를 붙잡고 『굳세게 살아야한다』 며 슬픔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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