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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정치 초년생들이|곳곳서 거물정객「킬러」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화요일의 대학살』(NBC방송), 혹은『11월의 경악』(뉴욕·타임즈)으로 규정되고 있는 미국의 총선거 결과는 갖가지 이변을 속출시켰다.
48년만에 처음으로 선거로 봅힌 현직 대통령이『절름발이 오리』가 된데다 공화당이 26년만에 상원을 장악했다. 공화당은 하원과 주지사선거에서도 자리를 크게 늘렸다. 상·하원의 다수당이 달라지기는 1916년 이후 처음이다. 하원에서는 5명의 분과 위원장과 7명의 분과 소위원장 등 내느라하던 정객들이 20대 애송이를 포함한 소장들에게 맥없이 나가 떨어졌다.
상원에서 지난7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조지·맥거번」(58), 외교위원장「프랭크· 처치」(56), 세출위원장「워런·맥너슨」(75),「뉴욕」유대인 지도자「제이컵·재비츠」(76)같은 거물급 진보파들이 보수소장에게 밀려났다. 「빌리게이트」조사를 맡았던「버치·바이」는「카터」측에 고통만 주고 물러났다.

<밀려난 위원장급>
27, 28살 밖에 안되는 정치 초년생들이 위원장급을 밀어냈다. 박동선 사건으로 알려진 민주당 하원원내 부총무「존·브래드머스」(53)는 시장조사원「존·힐러」(27)에게, 하원행정위원장「프랭크·톰프슨」(62)은 운동구「세일즈맨」「크리스터퍼·스미드」(27)에게, 한국을 여러차례나 방문한 바 있는하원 외교위「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레스더·울프」(61)는「즌·레부필리어」(27)에게, 그리고 하원 국제 통상소위원장「봅·에카르트」(67)는 변호사「잭·필즈」(28)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하원 세입 분과위원장「앨·울먼」(66) 공공사업 및 교통분과위원장「해럴드·존슨」 (72)과 배우출신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존·머피」(54·해운어로 분과 위원장)도 떨어졌다. 또 과학기술 소위원장「마이크·매코맥」(58), 세출위 군사건설 소위원장「건·매케이」(55), 국제통상위 통신 소위원장「라이어널·밴디얼린」(66), 주택지역 개발 소위원장「토머즈· 애슐리」(57) , 세입위 공공지원 소위원장「제임즈·코먼」도 낙선했다.

<캐네디도 곤경에>
상원의 새 의석분포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6석, 무소속 1석이며, 하원은 민주당 2백42석,공화당1백91석이다(나머지 2석은 아직 개표 중).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고 하원에서 발언권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미국 정치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상원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게된「에드워드·케네디」는 대통령의 꿈을 이루기가 한결 어렵게 됐다.

<추문 혐의 의원도>
「뉴욕·타임즈」는 돋보기를 도로 후보자를 고르고 있는 70노인의 사진을 게재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중년이상의 백인들의 투표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일고있는 보수주의 물결이「레이건」에게로 향했으며 또「레이건」의「옷자락 효과」가 상·하원 선거에 미쳤다는 분석이다.
남녀평등권 법안과 낙태 자유화에 찬성한 진보파들과 추문 혐의를 받은 의원들은「전국 보수정치 행동 위원회」「도덕적 다수」「기독교의 소리」같은 우익 보수집단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신우파」로도 불리는 이들 보수집단은 막대한 자금을 모금하여「매스컴」광고로 진보파를 매도하고 보수파의 선봉이 됐다. 「아이다호」주의 민주당 상원의원「프랭크·처치」나「뉴욕」주의 하원의원「레스터·울프」「존·머피」등이 대표적인 희생자다.

<「골드워터」 신승>
지난 74년 36만「달러」를 쓰고 재선됐던「처치」는 도전자「스티븐·심즈」(42·하원의원)가 풀어놓은 4백만「달러」앞에 당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신문과 TV는「처치」반대 광고로 완전히 덮이다시피 했다.
한편 공화당의 보수 강경파 거물「배리·골드워터」상원의원은 개표 초반에 고전해 낙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6일 늦게 개표가 완료된 결과 근소한 차로 당선이 확정됐다.【뉴욕=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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